와디즈의 패기... 5년 연속 적자에 완전자본잠식에도 상장 추진

오귀환 기자 2024. 5.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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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적자를 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가 기업공개(IPO) 추진 의사를 밝혔다.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와디즈는 2021년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롯데지주로부터 8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초 목표한 기업가치는 최소 1700억원이었으나,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참패로 1000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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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5000억
“무리한 기업가치로 상장 시 피해는 개미 몫”
와디즈 “적자 폭 줄이며 실적 개선에 집중”

5년 연속 적자를 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가 기업공개(IPO) 추진 의사를 밝혔다.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내 공모시장은 어떻게든 상장 심사만 통과하면 기업이 원하는 몸값을 무난하게 인정받는다. 무리한 기업가치로 상장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손민균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와디즈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와디즈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을 준비 중이다.

와디즈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와디즈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9년 9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20년 245억원, 2021년 20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엔 적자 폭이 338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173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2019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396억원까지 늘었다.

와디즈의 감사법인인 한영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경영개선계획 및 자금조달계획에 차질이 있는 경우, 연결기업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 활동 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디즈는 크라우드 펀딩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데, 운영 등에 필요한 인건비와 마케팅 등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크라우드 펀딩은 돈이 부족하지만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에게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자금을 대주는 것을 말한다.

와디즈는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단 입장을 밝혔다. 와디즈는 2021년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롯데지주로부터 8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기업가치가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누적 투자금은 현재까지 1475억원이다. 롯데지주와 신한벤처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16% 늘었고, 손실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지난해부터 광고 사업이 성장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고,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한다. 도전 자체가 거의 없고, 승인받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래도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다. 큐라티스는 시가총액 1000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현재 6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초 목표한 기업가치는 최소 1700억원이었으나,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참패로 1000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부터 주관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주관사들은 연이어 적자를 낸 기술 미보유 기업을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세일즈해야 해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은 기업이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맞추면 결국 피해는 개미(개인 투자자)들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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