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죽을 남기겠다고?” 서울대공원 호랑이 태백 박제에 시끌
동물 보호 단체 “죽어도 돈벌이”
서울대공원이 최근 폐사한 시베리아 호랑이 시체를 박제로 만들기로 하자 동물 보호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동물 보호 단체 회원 40여 명이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의 박제를 중단하라”는 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했다. 지난달 19일 폐사한 멸종 위기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6·수컷)’ 박제 결정에 대한 반대였다. 회원들은 “불쌍한 태백이가 죽어서도 돈벌이 수단으로 쓰여야 하나” “동물 존엄성을 위해 박제 결정을 취소하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은 호랑이 등 멸종 위기 동물 박제가 ‘자연사 기록’이자 ‘국가 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대공원은 그간 호랑이 네 마리를 비롯, 재규어·저어새·눈표범 같은 멸종 위기종이 폐사하면 박제로 만들어 동물 표본 수장고에 보관해 왔다. 학생 견학과 연구용 등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앞서 태백이를 박제하지 말아달라는 민원에 “태백이 본연의 모습을 보존하면 먼 미래에 우리 인류의 후손을 위한 기록이 될 것”이라며 “표본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실물이자, 유전 정보(DNA)를 후대에 전달하는 중요 자료”라고 답변했다.
이에 회원들은 태백이에 앞서 ‘낭림’ ‘코아’ ‘한울’ ‘강산’ 등 시베리아 호랑이 네 마리가 2016~2021년 폐사해 이미 박제됐는데 왜 태백이까지 박제해야 하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태백이는 서울대공원 엄마 펜자(14)와 아빠 조셉(13) 사이에서 2018년 태어났다가 간 기능 등이 떨어져 지난달 19일 죽었다. 부모 호랑이는 살아 있다. 회원들은 “참척(慘慽)의 고통도 모자라 박제까지 한다니 너무 슬프다” “요절한 태백이를 호랑이별(호랑이의 내세)로 편히 보내주진 못할망정 두 번 죽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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