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5월에 재발견해야 할 인물

경기일보 2024. 5.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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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홍 아시테지 세계본부 부회장

5월을 상징하는 날은 5월5일 어린이날이고, 이 어린이날을 만든 이가 방정환 선생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이면 모두가 아는 사실 중 하나다.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이야기하기도 머쓱한,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사실을 왜 언급하나 하면 우리가 방정환이라는 인물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 때문이다. 그가 약관 3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자신의 분야에서 일을 한 것도 19세 이후 10년 남짓 비교적 짧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일반 사람들은 방정환을 어린이날을 만든 아동문학가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제강점기 3·1운동 이후 우리 문화운동의 역사에서 평가받아야 할 청년이고 문화운동가였다. 방정환은 문학인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그야말로 르네상스적인 인물이었으며 동화작가이자 어린이연극 연출가, 희곡작가, 잡지출판인 등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문화활동가였다. 그는 어린이잡지를 발간하고 옛이야기를 발굴했으며 찾아가는 어린이 공연을 진행하고 대중 행사를 기획하는 등 창작자이자 요즘 말하는 기획자 또는 프로듀서였던 것이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쓰고 출연했던 연극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미치는 공연의 힘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동극 같은 연극이나 공연예술은 개인에 의해 올려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방정환 개인의 이름보다는 학교나 단체의 이름, 특히 자신이 속해 있는 천도교의 이름을 내세웠던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언론이나 잡지에는 공연 분야에서의 활동이 개인 방정환의 활동으로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앞세울 수 있는 아동문학가로서의 역할에 비해 덜 알려졌던 것이 아닌가 한다. 이는 요즘 회자되는 ‘뒷것’의 역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방정환 선생이 2023년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고 여기에 ‘동극(童劇)’들을 기고한 것을 우리 어린이·청소년연극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작년에 꼭 100년이 된 것이다. ‘아모나(아무나) 하기 쉬운 동화극’을 강조해 공연과 제작의 대중화를 주장하고, 창작에서 음악과 가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희극적 요소를 통해 알레고리로서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한 점 등 그가 우리 어린이청소년연극에 남긴 유산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2023년부터 매년 ‘어린이 청소년연극 창·제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방정환 말:맛 창작소’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00년을 앞서 간 방정환의 어린이·청소년연극 정신을 이어가고자 그가 발표했던 동화극을 새롭게 해석해 무대에 올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7월에 열리는 ‘2024아시테지국제여름축제’에 몇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니 선생의 유산을 무대에서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방정환, 5월이 가기 전에 다시금 돌아봐야 할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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