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파킨슨병 급증… 우리 몸은 시계처럼 계속 가지 않는다
초현실주의 대표적인 화가 스페인의 살바도르 달리(1904~1989년). 짧게 넘긴 머리, 왁스 칠한 콧수염, 금빛 지팡이 등으로 자기 홍보에도 능한 괴짜였다. 달리는 1973년에 사망한 파블로 피카소, 1983년에 죽음을 맞은 호안 미로 등 세 명의 현대 스페인 회화 거장 중 마지막 생존자였다.
달리 그림의 상상력은 초현실이지만, 내면은 현실에 있었다. 그가 27세에 그린 ‘기억의 지속’에서 회중시계는 녹아 늘어져 있으면서도 시간을 분 단위로 알려주고 있다. 시계는 마치 일상에 묶여 지내다 지친 사람의 생활을 연상시킨다. 이 그림은 당시에 250달러에 팔렸다. 이 작품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간의 왜곡을 묘사한 것 같다는 평가도 받았다.
달리는 76세가 되던 해 약물에 의하여 생기는 파킨슨병이 나타나, 오른손이 심하게 떨려 일상생활이 힘들었고, 붓도 놓았다. 얼마 안 되어 그의 뮤즈이자 아내였던 갈라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달리 건강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달리는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약물 중독에 빠졌었다. 고성호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약물 유도성 파킨슨증은 파킨슨병과 비슷하게 떨림, 운동 완만,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정신 질환 치료에 쓰이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들에 의하여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약물을 복용한 후 파킨슨증이 발생한다면 원인 약물을 중단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가면서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15만명 정도 된다. 최근 10년간 약 50% 증가했다. 발견 초기 치료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구부정한 자세가 되고, 근육이 뻣뻣해져서 경직되고, 걸음 속도가 느려지고, 떨림 증세 등이다. 달리 파킨슨병 교훈, 나이 들면 늘어진 회중시계와 달리, 기억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잊으라고 있는 게 말년의 삶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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