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잠 부족하면 정신질환 위험 2.5배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2024. 5. 2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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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잠을 잘 자는 게 왜 중요하냐면, 잠자는 동안 발생하는 수면파를 이용해서 뇌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면,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등도 나타난다. 어린이도 잠이 부족하면, 주의력 결핍 및 행동 장애 증후군(ADHD)과 같은 다양한 정신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정신과 편에 어린이 수면 부족과 정신 질환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영국 어린이 1만2394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대상 어린이들의 야간 수면 시간을 생후 6, 13, 30개월 및 3, 4, 5, 6세에 각각 측정했다. 아이들이 24세가 되었을 때, 정신과적 심층 면접을 통해서 정신병적 행동(환각, 망상) 유무와 정신 질환 유무를 진단하였다. 잠이 정신 질환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들이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쭉 지켜본 엄청난 연구다.

연구 결과,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수면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정신 질환 발현은 2.5 배,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3.6배 더 높았다. 정신 질환과 관련된 아이들은 9세 때에 염증 물질인 인터루킨6 농도가 혈액에서 현저하게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어릴 때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체내와 중추신경 내 염증 물질이 늘어나 정신 질환 발현 가능서이 커진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다 보니 잠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잠 덜 자고 공부하여 성적이 좋은 것도 좋겠지만, 나중에 정신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면 어쩌겠나. 아이들이 마음껏 잘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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