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 살피고 촘촘히 메운다
“한국인이지만 외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국적을 변경한 사례자였어요. 가정폭력과 우울증에 아이 교육비도 없는 형편인데, 공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어요.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려면 3~6개월 걸린다고 해서 당장 지원할 수 있는 민간사업을 연결했습니다.”
장하은 굿네이버스 대전충북사업본부 대리는 충청권 위기가정을 발굴하는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현행 복지 체계로 구제받기 어려운 사례들이 많다. 장 대리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계가 어려워지면 자녀 교육비나 의료비를 줄이게 되는데 발달지연 치료는 때를 놓치면 회복도 더딜 뿐 아니라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굿네이버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가정을 발굴해 ▲생계주거비 ▲교육양육비 ▲의료비 ▲재해·재난구호비 등으로 현금을 지원한다.
지원 조건은 최근 6개월 이내 발생한 위기상황과 재기가능성이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매주 심사하고, 지원이 결정되면 열흘 안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난 2018년 사업 첫해 이후 지금까지 5552가구 1만7111명이 지원받았고, 지원금 규모는 누적 94억8000만원에 달한다. 지원 이후 6개월, 길면 1년을 추적 관찰하면서 변화를 살핀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서는 50만~100만원 정도 적은 금액이라도 많은 사람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최근에는 한 가정의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생활비와 의료비 등 여러 항목을 지원하는 추세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집중하는 건 가정 지원이다. 위기가정 지원뿐 아니라 학대피해 아동과 치료·보호를 위한 쉼터를 지원하는 이유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7971건이다. 전체 학대행위자 중 부모의 비중은 82.7%에 이르고, 학대 장소도 가정 내에서 발생한 비중이 81.3%를 차지했다. 학대판단 사례 중 10%에 대해서는 피해아동을 원가정으로부터 분리 보호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학대로 인한 사망 아동의 수는 총 50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사례 중 재학대 비중은 16%로 전년보다 1.3%p 증가했는데, 아동학대로 판단된 이력이 있는 가정에 대한 관리 강화로 재학대 사례가 보다 적극적으로 발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대피해지원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학대피해 아동쉼터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피해 아동에게는 병원 진료나 심리 검사 등 의료 지원이 이뤄진다. 쉼터 보호 기간에 학습과 예체능 활동을 위한 지원금도 마련된다. 원가정으로 복귀할 때는 보호자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대상으로 심리 치료를 지원한다.
2021년부터 시작한 ‘신한-SOL Guard’는 학대피해로 원가정에서 분리된 아이들에게 초기 적응을 지원하고 학대피해아동쉼터에 의료비, 심리치료비, 생필품 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3년간 총 3345명을 대상으로 25억1840만원을 투입했다. 같은해 시작한 ‘신한-SOL Mate’는 학대 후유증으로 신체, 정서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위해 쉼터에 차량과 유류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189개소에 6억원을 지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서 2월 임직원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사회공헌 캠페인 ‘솔선수범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첫 사업으로 선정된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으로 1억9470만원, 두 번째 사업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취약계층 지원’을 선정했다. 이후 임직원 기부를 통해 약 8000만원의 성금을 모았고, 여기에 그룹의 기부금을 더해 1억5000만원을 굿네이버스에 후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희망재단에서는 맞벌이 가정의 돌봄공백 해소를 위한 공동육아나눔터 조성 사업 ‘신한 꿈도담터’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140개소를 마련했고, 약 115만명이 상시 이용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총 200개소 설치해 돌봄 대상도 기존 초등생에서 영유아를 포함한 미취학 아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꿈도담터에서는 아동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시설을 이용하는 부모들에게는 육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자녀를 함께 돌보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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