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임팩트스타트업'의 활약을 꿈꾸며

신현상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장 2024. 5. 2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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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Biz]
신현상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장

최근 주목할 만한 글로벌 트렌드 중 하나는 임팩트이코노미(Impact Economy)의 빠른 성장이다. 2019년 매켄지(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긍정적인 임팩트를 만들고자 하는 임팩트투자(Impact Investment) 시장은 2014년 약 62조 원 규모에서 2018년 308조 원 규모로 4년 만에 5배 성장했다.

GIIN에 따르면 2022년에는 2000조 원 규모에 달해 8년 만에 30배 이상 급성장했다. 임팩트이코노미가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임을 의미한다.

임팩트이코노미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임팩트스타트업(Impact Startup)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임팩트’와 ‘스타트업’이 결합한 단어이다. 임팩트는 측정가능한 아웃컴(Measurable Outcome) 즉 타깃 수혜자가 경험하는 의미 있는 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산출(Output)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스타트업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제이커브(J-Curve)로 대변되는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초기 단계의 조직을 의미한다.

임팩트스타트업의 성장은 임팩트의 크기 측면에서의 성장을 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기술 활용과 함께 해당 분야에 대한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 능력 및 지식이 필요하다.

지난 2012년부터 3500개 이상의 조직을 대상으로 약 4.5조 원 규모의 임팩트투자를 집행해 온 영국의 대표적 임팩트투자기관 ‘Better Society Capital (BSC)’은 임팩트스타트업을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추구하는 조직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임팩트 성과를 낼 수 있고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조직이며, 또한 적절한 임팩트 업무관행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라 말한다.

BSC가 제시하는 임팩트스타트업의 기본요건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직의 목적(Purpose)은 임팩트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리더십 차원에서 임팩트 창출에 대한 의지와 동기부여가 확실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BSC는 임팩트 선언문,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임팩트 관련 인증 여부, 임팩트 투자 획득 여부 등을 확인한다. 해당 사회문제에 대한 리더십의 당사자성이 높다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피봇팅이 자주 일어나는 스타트업 특성상 자칫하면 미션 드리프트(Mission Drift)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BSC는 이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

둘째, 임팩트의 목표수준과 함께, 실제 성취된 임팩트 성과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해당 임팩트가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경험하게 하는지, 또한 이 변화에 있어서 해당 기업의 기여도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신뢰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임팩트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임팩트의 너비(수혜자의 수), 깊이(수혜자가 경험하는 변화의 정도), 길이(해당 변화의 지속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임팩트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셋째, 임팩트 업무 관행을 정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임팩트 성과가 있다고 해도, 임팩트 창출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거나 진정성 측면에서 비난받을 소지가 생긴다면 곤란하다. 이를 막기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임팩트 선언문을 공유하고, 제품디자인, 비즈니스모델, 경영전략 등 모든 차원에서 조직이 추구하는 임팩트의 방향성이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창출한 임팩트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과정을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사업진행 중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하려는 책임 있는 노력도 요구된다.

일반 스타트업과 비교할 때 임팩트스타트업을 세우고 운영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그들을 돕기 위한 국가 및 사회 차원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그들이 창출하는 임팩트 성과로 정당화될 수 있다.

10여 년간 한국 임팩트생태계에서도 임팩트스타트업을 돕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특히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SK그룹의 SPC 프로그램 등이 민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비영리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공공-민간 분야의 지원 노력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임팩트생태계에서 K-임팩트스타트업들이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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