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병 장애 아들 살해…“개인 책임 아닌 사회적 참사”
[KBS 울산] [앵커]
30년 넘게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간병하던 60대 여성이 생활고를 겪다가 아들을 살해하고 본인도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해 실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 가족의 '살해 후 자살'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 참사'라고 말합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한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던 60대 여성은 30대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아들은 선천성 심장병,청각 장애, 면역 장애가 있었습니다.
여성은 30년 여 동안 아들을 돌보고 의료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고된 삶을 이어왔습니다.
[간병 살해 가구 인근 주민/음성 변조 : "아들 운동도 시키고, (아파트) 마당에 데리고 나가고 열심히 했어요…. (엄마가) 봉사 간다고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까 요양(보호) 일하러 간다…. 절대 엄마가 애한테 화내고 그런 건 없고, 애를 잘 챙겼어요."]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며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생계가 어려워졌습니다.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던 여성은 아들과 함께 삶을 마감하려했지만 남편이 현장을 발견해 실패했습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여성, 법원은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를 돌보고 일을 병행하며 고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모가 자녀의 생사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건 아니"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장애인단체는 이른바 "살해 후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장애인 가족에게서 많이 보인다며, 개인 책임이 아닌 사회적 참사라고 말합니다.
[이해경/울산 장애인부모회 회장 : "부모는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내 아이는 더 힘들게 살 수 없다. 라는 명분하에 또 이런 참사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또 이전에도 아파트에서 투신을 시도했던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방치해 참사가 빚어졌다며, 울산시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있는 장애아 가정을 직접 찾아가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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