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인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저녁밥만 먹고 간다?

정민엽 2024. 5. 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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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청이 역점사업으로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 사업'(이하 스공학)이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로 사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학생 참여율이 낮아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B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학원도 가고, 개인교습도 가다 보니 참여율이 낮다"면서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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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역점 추진 사업 불구
일부 학교 현장 참여 10% 수준
“자습시 식사만 하고 귀가도”

강원도교육청이 역점사업으로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 사업’(이하 스공학)이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로 사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22일 본지 취재결과 도교육청이 ‘스공학’ 사업에 배정한 올해 예산은 본예산과 1회 추경을 합해 320억원에 달한다. 사업에 동참하는 학교는 중학교 133곳(83%)과 고등학교 109곳(95%)으로 집계됐다.

참여 학교 비율을 놓고 보면 사업 운영이 활발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은 학교·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특히 춘천·원주·강릉 일부 학교에서는 스공학 프로그램 참여 비율이 전교생의 1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학생 참여율이 낮아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춘천 A중은 올해 1학기 관련 예산으로 1700만원을 지원받았으나 490여 명의 전교생 중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38명(7.8%)에 불과하다. A학교 관계자는 “일부만을 위해 상당한 예산이 쓰이고 있으나, 이 학생들보고 학원에 가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했다.

춘천 B중 역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청 학생은 75명으로 참여율은 9.4%에 그쳤다. B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면 학원도 가고, 개인교습도 가다 보니 참여율이 낮다”면서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예산 1600만원을 지원받은 강릉 C중도 전교생 700여 명 중 참여 학생수는 125명(17.9%)으로 학생 5명 중 4명은 교육청이 제공한 지원을 거부했다.

석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고등학교의 경우 일부 학생들이 밥만 먹고 정작 학교에 남아 공부는 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원주 D고는 전교생의 4분의 1분 정도인 260여 명이 석식을 신청했으나 학원이 수업을 진행하는 특정 요일에는 식수인원이 100명 이상 줄어든다. 강릉 E고는 사업 첫해인 지난해 밥만 먹고 가는 학생이 발생하자 올해는 애초에 신청을 받을 때부터 남아서 공부할 학생만을 접수했다. 춘천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저녁에 자습을 하는 학생에게 도교육청이 밥값을 지원하자 학생들이 밥만 먹고 집에 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올해 학기 초 학교에 공문을 시행하고, 방과후 학교에 남아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할 학생에게만 석식 지원을 제공하도록 안내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을 경감하자는 취지도 들어간 좋은 사업이나 학생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어 참여율을 높이고자 애를 쓰고 있다”고 했다. 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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