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굴레에 묶인 젊은 꿈 “의지할 곳 없어 미래 막막”

최우은 2024. 5. 23. 00: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봄 기운이 완연한 5월 청소년의 달, 아직 보호받아야 할 나이에 홀로 돌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가족돌봄청년(Young Carer)'들이다.

강원도민일보는 '가족돌봄'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사는 지역의 청소년·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상·하로 나눠 전한다.

현재 도내 가족돌봄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가 공모하는 '일상돌봄 서비스'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 홀로 견디는 돌봄의 무게]
도내 ‘가족돌봄청년’ 조사 전무
지원사업 기간·횟수 부족 ‘한계’
지역특성 반영 제도 마련 시급

봄 기운이 완연한 5월 청소년의 달, 아직 보호받아야 할 나이에 홀로 돌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가족돌봄청년(Young Carer)’들이다. 2021년 극심한 생활고에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혼자 간병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22세 청년의 사연이 알려진 이후 잘 알려지기 시작한 용어다. 강원도민일보는 ‘가족돌봄’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사는 지역의 청소년·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상·하로 나눠 전한다.


<상> 꿈 펼칠 수 없는 사춘기

마라탕·탕후루·인생네컷 등 주변의 또래 친구들이 즐기는 일상은 김모(17·춘천)양에게 그저 꿈이다. 그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지적장애 3급인 엄마와 지적장애 2급인 언니를 책임져 온 ‘가장’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밥을 차린 뒤, 활동보조 복지사가 오면 그제서야 등교를 한다. 하교 후 복지관에 들렀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밀린 설거지와 청소, 빨래를 한다. 공격 행동을 자주 보이는 언니를 피해 화장실에 숨고, 공과금 납부·가계부 정리 등 세 식구의 한 달 생활비를 관리하는 것 모두 일반적인 10대에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하지만 엄마와 언니의 장애수당, 기초생활수급 이외에 다른 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다. 사춘기인 그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조언 얻을 사람이 없어 미래가 막막하다”고 했다.

가족돌봄청년이 새로운 복지 취약계층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강원도내 규모와 유형 파악이 전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돌봄청년은 가정 내 구성원 보호자로서 장기간 돌봄을 제공하는 만 34세 이하를 말한다. 지난 해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10만 명의 가족돌봄청년이 있다고 추산했다. 도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나 현황 자료는 없다.

도가 지난해 3월 ‘가족돌봄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규모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는 지원 대상을 39세 이하로 보건복지부가 설정한 범위보다 넓혔다. 하지만 재산 소득과 같은 객관적 기준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등 환경까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특성상 발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도내 가족돌봄청년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가 공모하는 ‘일상돌봄 서비스’뿐이다. 강원에서는 지난해 동해시에서 처음 시행된 이후, 올해 7개 시·군(춘천·원주·강릉·동해·속초·영월·화천)으로 확대됐다. 필요한 이들에게 재가돌봄·가사, 병원동행, 심리지원 등을 통합 제공한다. 그러나 청소년 맞춤형이 아닌데다 최대 주 2회 이용 가능하고, 그마저도 6개월간 한시 진행되는 한계가 있다. 제일 먼저 시행한 동해의 경우 2년간 이용자가 37명 뿐이어서 제도 홍보도 필요한 실정이다.

오요셉 월드비전춘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지원사업의 기간이 짧고 횟수도 적어 부족하다”며 “일상 대부분을 가족을 돌보는데 쓸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은 미래를 꿈꿀 여유조차 없다”고 우려했다. 최우은

#청소년 #보건복지부 #지적장애 #구성원 #구체적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