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병원, 국내 최초 예술형 대안학교 개교

안준현 기자 2024. 5. 2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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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왕따로 받은 아픔 예술로 치료”

서울시 어린이병원에 국내 최초 ‘예술형 대안학교’가 문을 열었다. 학교폭력과 왕따 등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을 어려워 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어린이병원의 예술형 대안학교 /서울시

서울시 어린이병원이 지난달 설립한 ‘레인보우 예술학교’. 이곳은 올해 초등학교 4학년 한 학급을 개설했다. 반 학생은 총 10명인데, 수요 등을 분석해 차츰 학급 수와 학년도 늘려갈 계획이다. 어린이병원은 “학교 부적응 아동이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또래 놀이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초3~4학년이라는 결과가 있어 4학년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고 했다.

이 학교에는 각자 힘든 학교 생활을 보낸 아이들이 모였다. 정서장애를 가진 정환(가명)군은 또래에게 왕따를 당하고 눈치가 없어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여원군은 친구들에게 줄곧 놀림과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학폭을 당한 트라우마를 가진 시영이는 1년 이상 등교를 거부했고, 틱 장애까지 생겼다.

이 학생들은 국어, 수학, 사회 등 일반 교과와 함께 음악·체육·무용·연극·뮤지컬 치료도 받는다. 1교시~2교시는 일반 수업을 듣고, 3교시부터 6교시까지는 예술 수업이나 심리 상담, 진로 탐색, 도시 농부 체험도 한다.

이들은 이곳에서 약 1년 간 학교 생활을 보낸 뒤, 다시 원적 학교로 복귀한다. 어린이병원은 “1년 동안 교육과 치료로 원활하게 학교 생활에 적응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예술 치료를 받는 모습 /서울시

이곳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한 부모는 “왕따를 당했던 아이가 심리적으로 회복되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배워가길 바란다”고 했고,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게 된 아들이 이곳에 입학하게 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어린이병원은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어 치유할 수 있는 ‘예술’로,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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