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한 풀어 달라”…강제동원 손배소 선고

김애린 2024. 5. 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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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앵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가족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피해자는 '자신이 죽더라도 한을 풀어달라'는 유언을 남겼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유언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평양 전쟁이 최고조에 달하던 1945년 2월.

김상기 할아버지는 당시 열여덟의 나이에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으로 강제동원됐습니다.

김 할아버지가 2005년 정부에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신고하며 남긴 경위서입니다.

미군의 폭격을 피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방공호로 피신했고, 미군 전투기가 비오듯 쏟아붓는 총탄에 맞았다고도 썼습니다.

김 할아버지는 이후 강제동원 피해자로 인정받았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2015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승익/고 김상기 할아버지 아들 : "살아 생전에 풀고 가야 될 문제인데 풀지 못하고 가는 그 한을 죽어서라도 풀어달라 그런 유언을 남기시고 가셨어요."]

가족들은 유언을 지키기 위해 2020년 가와사키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4년 만에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가와사키중공업이 일본 정부에 협력해 혹독한 노동에 종사하게 했고, 이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라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장은백/원고 측 소송대리인 : "피고 가와사키중공업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피고 측에서 계속 가와사키중공업이 전범기업이다, 가해기업이 아닐수도 있다는 식으로 변론을 했었고."]

광주, 전남 지역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5건 가운데, 1심 판결이 난 건 네 건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영상편집:이두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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