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MOU 남발…무산돼도 ‘책임 없어’
[KBS 창원] [앵커]
자치단체가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며, 기업들과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이런 협약은 대부분 강제성이 없다 보니, 무산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단체장들의 치적 쌓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20년 10월 : "중국에 진출했던 경남 기업들이 잇따라 경남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3년 전, 경상남도와 김해시는 중국에 공장을 둔 중소기업 3곳과 김해 복귀를 약속하는 MOU,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습니다.
투자유치 금액은 520억 원, 고용 창출은 80명으로 전망됐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협약을 맺은 기업 3곳 가운데, 실제 공장을 이전한 곳은 한 곳뿐, 앞선 2018년, 한 주방용품 생산업체도 중국 공장을 김해로 옮긴다며 '경남 1호 U턴 기업'으로 홍보됐지만, 아직 공장을 옮길 땅조차 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코로나19 기간이었기 때문에 은행 대출 등 자금 조달이 좀 용이하지 않았어요."]
남해군 대표 관광지인 독일마을, 3년 전, 남해군은 한 민간사업자와 독일마을 인근에 모노레일과 주차장 등을 만드는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습니다.
방문객을 위한 체험시설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업체는 790억 원을 들여 이 일대 5만 4천여 제곱미터에 모노레일 등 체험시설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공사는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자금난이 이유였습니다.
[투자협약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높은 금리로 인해 아직까지 사업을 하겠다는 (시공)업체가 딱히 나타나질 않아서…."]
인근에 조류 공원을 짓겠다던 다른 업체 역시, 6년 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투자협약, 기업의 재정 상황과 협약 이행 가능성을 충분히 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 "지방의회가 동의해야 MOU를 체결할 수 있도록 사전에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사후에도 MOU 추진 경과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지방의회에 보고도 되고…."]
최근 3년 동안 경상남도와 18개 시·군이 맺은 투자유치 협약 350여 건 가운데 실제 투자가 마무리된 것은 불과 80여 건.
이마저도 대부분 협약 3년이 지나면, 이행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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