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우리 곁을 떠난 신경림의 말들 [지금뉴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시집 '농무'와 '가난한 사랑 노래'를 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신경림 씨가 여든여덟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암으로 투병해온 고인은 오늘(22일) 오전 숨을 거뒀습니다. 장례는 문인장으로 진행됩니다.
고인은 서민의 애환을 천착했습니다.
"일생을 아들의 반면교사로 산 아버지를 가엾다고 생각한 일은 없다. 그래서 나는 늘 당당하고 떳떳했는데 문득 거울을 보다가 놀란다. 그 거울 속에는 인사동에서도 종로에서도 제대로 기 한번 못 펴고 큰소리 한 번 못 치는 늙고 초라한 아버지만이 있다."
(신경림 詩 <아버지의 그늘> 중에서)
김원희/2004년, KBS 대한민국 1교시
"시 안에 민초들의 삶을 이렇게 주로 다루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신경림
"민초라고 그러기보다는 그냥 그것이 나 자신이고 나와 함께 사는 이웃들이 그 사람들이니까. 민초라는 특별히 다른 이웃들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여러분들 다 민초죠."
농민과 평범한 사람의 언어로 시대의 아픔을 전했지만 순수한 서정의 세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신경림/ 1988년, KBS 저자와의 대화
"사람이 사는 때가 묻어 있는 것 또 얼룩도 묻어 있고 뭐 또 상처도 나 있는 것 이러한 것이 서정성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에 그의 시는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갈대> 중에서)
신경림/2004년 KBS 뉴스9
"우리 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법을 좀 공부하고 그렇게 또 얘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가난하게 사는 것도 즐거운 거거든요."
시인은 시를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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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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