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종이’라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100세인 공통 장수 식단은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2024. 5. 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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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 혁명]
김 판매 가격이 오른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시식용 김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최근 김 값이 크게 올랐는데, 그 이유가 수출이 급증하고, 국내 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라고 한다. 필자는 이 뉴스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연유는 이렇다.

김의 원산지는 전남 광양이며, 우리나라가 김 종주국이다. 조선시대 인조 때 섬진강 하구에 있는 태인도에 유배 간 김여익이 김을 양식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하동장에 나가 팔았는데, 이름이 없어서 김씨가 가져온 것이니 ‘김’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고사가 있다.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이에게 김은 추억 어린 음식일 것이다. 어렸을 적 식사할 때 어머니가 들기름 발라 구운 고소한 김을 한 장씩 나누어 주면 밥을 김밥처럼 말거나, 가루를 내거나 찢어 싸 먹으면서 한 장 더 받았으면 하는 욕심을 내곤 하였다. 그런 김을 서구인들은 ‘검정 종이’를 먹는다며 놀리기도 하는데, 그렇게 무시했다가는 장수에 손해를 볼 수 있다.

백세인 연구를 하면서, 장수 지역과 일반 지역의 식단을 비교했는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 장수 지역 주민들의 김과 파래 소모량이 현저하게 많았다. 일반 지역에서는 주로 미역을 해조류로 섭취했다. 김과 파래 성분을 분석했더니, 그 안에는 비타민 A, B1, B2, B6, B12 등과 단백질 생성 및 조혈 작용을 돕는 포르피린 성분이 가득했다.

최근 감태와 매생이도 널리 보급돼 해조류 섭취가 늘어나니 다행이다. 해조류는 노인들에게 일상 식단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주어 장수로 이끈다. 그동안 백세인 장수 식단을 소개했는데, 첫째 고기 굽지 않고 삶아 먹기, 둘째 나물 데쳐서 먹기, 셋째 된장 등 발효 식품이었고, 넷째는 바로 김, 파래 등 해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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