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생태계 겨우 되살아났는데…정부는 "세종보 재가동"

송우영 기자 2024. 5.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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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천연기념물 떼죽음 위기" 환경단체 천막농성
[앵커]

6년 넘게 멈춰있던 세종보의 재가동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겠다며 지난 정부의 해체 결정을 뒤집고 재가동을 결정했는데, 환경단체들은 생태계가 다시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정부 때인 2017년 세종보 가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수문도 모두 열어놨습니다.

물이 흐르면서 사라졌던 물고기들이 돌아오며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보를 아예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직접 돌아봤습니다.

턱에 여섯 가닥 수염이 있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가 보입니다.

모래가 있는 맑은 물에만 사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도 보입니다.

[성무성/물들이연구소장 : 4대강 사업으로 인해서 거의 다 사라진 적이 있었죠. 그러다 보 개방 이후에 다시 돌아왔었고요.]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상위 포식자인 천연기념물, 수달도 터를 잡았습니다.

[박창재/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발가락이 5개고 그다음에 물갈퀴, 끝에 이제 약간 뾰족뾰족한 물갈퀴가 있고요. 그래서 얘네가 여기서 먹이 활동하고 들어가던 (발자국입니다.)]

JTBC가 4박 5일간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는 멸종위기종인 삵과 오소리가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박창재/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삵도 마찬가지고, 수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질보다도 이 수생태계가 건강해야 (존재하는 거예요.)]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다시 보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세종보 근처에 있는 합강입니다.

금강과 미호강이 만나는 곳이고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물고기들과 새들, 또 수달도 서식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세종보 재가동 문제를 두고 여러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력발전으로 전력을 만들 수 있고, 가뭄과 홍수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세종시는 수상 레저 공간을 만들어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반발합니다.

[임도훈/'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 : (세종보가 다시 가동되면) 이 회복된 수생태 자연환경을 다 잃게 되는 거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후위기 대비라든지 생물 다양성 문제에 있어서도 큰 타격이 될 거다…]

천막 농성도 시작했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세종보 근처의 한 다리 밑인데요.

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서 여러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서 24시간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는 어린 개체들은 모두 떼죽음을 당할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환경에 또 주민들에게 무엇이 좋은 정책인지가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4대강 보 정책은 정권에 따라서 계속 달라졌습니다.

판단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이곳에 다시 터를 잡은 수달과 소중한 물고기들은 다시 보금자리를 잃을 처지가 됐습니다.

[화면제공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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