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떡잎부터 알아야 나무도 잘 큰다

김경렬 2024. 5. 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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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사·학교 매칭
소외도시 집중·체험 강화
1학기에만 66개 대학 출강
늘봄학교서 금융교육 실시
금감원은 지난 16일 부산은행과 외국인 주민 금융교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BNK부산은행 제공]
정부합동수사단, 보이스피싱 발신 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 적발 현장. [연합뉴스]
푸본현대생명은 경기 김포시 소재 초등학교를 방문해 '1사 1교 금융교육'을 실시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푸본현대생명 제공]
금융감독원·금융사·여성가족부 등이 지난 3월 청소년 금융활동 역량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고승범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회장, 신영숙 여성가족무장관 직무대행 차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연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윤효식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금융감독원 제공]

'어릴 적 금융교육이 평생간다', '문맹보다 더 무서운 것이 금융문맹이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의 금융교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나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등이 잇따르고 있다. 최선의 예방책은 금융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개개인이 금융 지식을 쌓아 사전에 대비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법 30조에 따라서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교육을 위탁받은 곳이다. 금감원 금융교육국에서는 소비자의 금융교육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교육 전달기법을 매년 고민하고 있다.

올해의 화두는 학교 밖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은 대면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취약계층과 같은 일반인 교육은 교육일정과 정보를 알아야한다. 금감원은 취약계층 교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계층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금융교육을 활성화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과 함께 업무협약(MOU)를 맺거나 늘봄학교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초·중·고 찾아가는 '1사1교' 프로그램

금감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은 총 세 가지다. 1사1교 프로그램, 대학생 실용금융강좌, 일반인 교육 등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1사1교다. 금감원은 금융사와 학교들이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사 인력이 학교를 찾아 교육하는 방식이다. 1사1교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는 의무교육이 아닌 금융에 대한 지식을 초중고 꿈나무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월 말 기준 8634개 학교와 4081개 금융사가 매칭됐다. 교육 횟수는 작년에만 1만1805회에 달한다. 전국 대다수 초등, 중등, 고등학교가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금감원이 주안점으로 삼은 것은 1사1교의 교육 방향이다.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교육 방식보다는 체험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외된 도시 외 지역의 금융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화두다. 격오지의 경우 금융사 직원이 가야하기 때문에 서울 근교 대비 활성화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곳에도 금융사의 지원을 적극 독려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실용금융강좌'

금감원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금융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대학을 정해 금감원 직원이 출강하고, 학점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시간 강사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금감원은 1년에 대략 80개 대학에 출강한다. 이중 약 50개 대학은 오프라인으로 출강하고, 30여개 대학은 줌이나 인터넷을 통해 강의한다.

올해 1학기에만 66개 대학에 76개 강좌를 맡았다. 수강하는 학생은 약 20만명에 달한다.

금감원은 수강학생 90%가 "도움 됐다"는 피드백을 전해, 올바른 금융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강의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는 책인 '대학생을 위한 실용금융'에는 주요 금융지표, 금융상품, 저축과 금융투자의 이해, 신용관리, 부채관리, 연금, 재무설계 기초, 금융소비자보호 등 총 13개 항목의 금융 전반 지식이 수록돼 있다.

◇학교 밖 청소년, 군인 등 취약계층 지원

금감원과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금융활동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핵심은 여가부 시설 중 청소년 지도 시설에서 교육을 하는 것이다.특히 금감원은 시설의 지도 선생님을 교육해 학교 밖 사각지대까지 금융을 지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교육 프로그램과 교육콘텐츠 및 방문 교육을 제공하고, 여가부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 청소년수련관 등 청소년시설과 금융교육기관을 연계한다. NH농협은행, 교보생명, KB국민카드 등 금융사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교육부와도 손을 잡았다. 늘봄학교에는 대학생으로 선발한 금감원 금융봉사단이 출동한다. 금융봉사단 활동 인원은 200여명이다. 봉사단은 이번 달에 처음으로 늘봄학교 지원을 나갔다.

이처럼 시행하고 있는 일반인 교육을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도 강화한다. 군인, 다문화 가정 자녀, 소년원 재소 청소년, 새터민, 구직자 등은 금융교육 정보조차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함께 홍보문구 작성에 나섰다. 지난 5월 1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제한경쟁 입찰을 실시, 홍보문구 업체를 선정한다. 업체가 선정되면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작업에도 착수했다.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도 알아야 예방

다음달에는 민생대응 총괄국을 통해 불법사금융 종합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총괄하에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가 총출동 해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금감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 다른 부서인 금융사기 대응단에서는 보이스피싱 관련 대책을 다방면으로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금감원이 밝힌 통신·금융 공동 홍보활동에 따르면 민생침해 금융범죄 피해예방을 위한 전 국민 문자메시지 발송한다. 통신업계의 피해예방 홍보·교육 콘텐츠를 '보이스피싱 지킴이', 'e-금융교육' 홈페이지에 게재해 이용자 관심을 높인다. 금융·통신업계가 공동으로 고령층 대상 디지털 문해 교육도 실시한다.

금감원은 5월을 보이스피싱 집중홍보 기간으로 정했다. 영화관·대중교통 등에서 공익광고 등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를 강화하고 라디오 방송 청취율이 높은 시간대에 공익광고를 집중편성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젊은 세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활용한 홍보활동도 실시 중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안내자료 제공, 국군장병들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경찰청, 과기정통부, 금감원 등 관계기관 공동으로 '단계별·상황별 대응을 위한 안내서'도 제작 배포한다. '범정부 보이스피싱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향후 콘텐츠 공동제작과 교육지원 등 협력 분야는 지속적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금융·보험 사기 적발을 금융소비자와 함께…포상금 제도 운영

보험사기 대응단에서는 금융이나 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포상금을 거는 등 금융소비자의 관심도 유도하고 있다. 관심은 자연스런 금융지식 습득으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실제로 작년 '보험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제보 총 4414건 중 3462건(78.4%)이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했다.

올해도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한 제도에 대해 특별 포상금 지급한다. 신고자 신분 등에 대한 비밀은 철저히 보호한다. 신고 방법은 전화, 인터넷, 우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앞서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혐의 병원과 브로커에 대한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했다. 올해 2월 1일부터 4월까지로 특별포상금은 최대 5000만원이었다. 작년에는 백내장, 하이푸, 도수치료, 미용성형 등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한 제보에 대해선 총 19억5000만원의 특별포상금을 지급했다.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전년대비 제보는 26.8%(64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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