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선택제 골프장, 2배 늘었다는데”.. 그래도 캐디피·카트피는 ‘요지부동’, “이러니 나갈 수밖에”

제주방송 김지훈 2024. 5. 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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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부족 영향.. 10곳 중 4곳 ‘선택제’
2010년 比 51% ‘폭등’.. 카트피 여전↑
“골퍼 등 소비자 가격·선택권 보장돼야”


캐디피 수준이 올라가고 캐디 수급난이 맞물리면서 ‘노캐디’나 ‘마샬 캐디’ 등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급증세로 나타났습니다.

‘마샬(Marshall) 캐디’는 기존 캐디의 종합적인 역할과 달리, 카트를 운전하거나 볼 낙하지점 등을 관리하는 등 최소한 편의만 제공하는 캐디를 말합니다. 대신 캐디피가 절반 정도로 책정됩니다.
때문에 캐디 없이 골프를 치는 ‘노캐디’를 바로 도입하기 어려운 골프장이나 이용료 부담을 겪는 골퍼들의 주머니 사정에 보탬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도 캐디피 자체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용객들의 가격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는 실정입니다.

그린피 만큼이나, 부대 비용 압박을 덜어내지 않고선 해외로 빠지는 골퍼들의 발길을 붙잡긴 쉽진 않으리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22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노캐디’, ‘마샬 캐디’, ‘드라이빙 캐디’ 등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은 올 5월 기준 227곳으로 5년 전인 2019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캐디 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공급과 수요 측면의 필요가 모두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특수로 인해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부대비용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캐디 선택제에 대한 골퍼 수요가 늘어났고, 골프장 역시나 캐디 인력이 모자라 구인난이 가중된게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캐디 선택제 시행 골프장의 연도별 추이 (한국레저산업연구소)


구체적으로 캐디 선택제 도입 골프장은, 현재 운영 중인 전체 골프장 560곳 중 40.5%(227곳)를 차지합니다.
연도별로 2019년말 118곳에서 2021년 5월 166곳, 2022년 5월 193곳, 그리고 2023년 5월 214곳으로 늘었습니다.

세부적으로 캐디 선택제를 시행하는 골프장 중에 대중형 골프장이 9홀을 중심으로 167곳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대중형 골프장 357곳으로 전체 46.8%를 차지했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 회원에 한해 42곳이 캐디 선택제를 시행 중으로 나타났고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전체(36곳) 절반(18군데)이 선택제를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역별로 영남권이 55곳으로 가장 많고 수도권 47곳, 충청권 40곳, 호남권 39곳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강원권 골프장 수가 61곳으로, 강원지역의 캐디 선택제 골프장 비중이 57.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호남권 비중이 52.7%, 충청권 50.0%, 영남권 45.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의 경우 전체 29개 골프장 중 대중제와 회원제 12곳이 캐디 선택제를 운영하면서 41.3%를 기록해,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반면 수도권 비중은 25.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대도시에 인접하면서 캐디 수급이 비교적 용이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노캐디’제를 전면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대중형 골프장 52곳으로 대부분 9홀 규모입니다. 노캐디 운영이 가능한 골프장은 대중형 41곳, 회원제와 군 골프장 각각 17곳 등 75곳에 달했습니다.

야간에 전면 노캐디를 실시하는 골프장은 31곳으로 나타났습니다.

18홀 이상 골프장 가운데 ‘노캐디’제를 시행하는 골프장은 7곳입니다.

2019년 11월 개장한 전남 영암 지역의 ‘G’사의 영암◯◯가 45홀을, 또 ‘G’사의 5군데 골프장 18홀 모두 ‘노캐디’제를 운영했습니다. 군산지역 골프장은 81홀 가운데 18홀에 ‘노캐디’제를 도입했습니다.
이들 노캐디 골프장들은 가성비가 좋은 골프장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노캐디’제를 선택하면 골퍼들은 카트 운전은 물론 남은 거리 측정이나 골프채 선택 등을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라면서도 “반면 캐디피를 1인당 3만 7,0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뜰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골프장 측에서도 안전사고나 늑장 플레이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캐디 부족으로 인해 ‘노캐디’제 선택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 추이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이처럼 캐디 선택제 등 도입과 함께 골프장 수 증가 추세 속에, 캐디 구인난이 거듭되면서 팀당 캐디피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9만 5,000원이던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만 해도, 올해 14만 3,800원으로 이 기간 51.4%(4만 9,000원) 폭등했습니다.

또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 역시 같은 기간 51.5% 올랐습니다. 팀당 캐디피가 14만 원인 곳은 영남권과 일부 호남권 정도일 뿐, 나머지 대부분 골프장이 15만 원 선을 유지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캐디는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들은 이직을 막기 위해 통상 캐디피를 올리는 실정”이라면서 “캐디 수급난을 덜고 골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선 ‘노캐디’, ‘마샬 캐디’ 등 캐디 선택제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트피 역시 큰 변동이 없는데다 고물가 속에 식음료 가격까지 한 번 라운드에 수십만 원의 비용이 이용객에 전가되는 구조가 결국 국내 골프장에서 발길을 돌리게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올 초 한국골프장경영협회(KGBA)가 발간한 ‘2023년 전국 골프장 카트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533개 골프장 운영 내역 조사 결과, 대상 골프장 가운데 220곳의 카트피가 10만 원으로, 4인 플레이를 할 경우 1인 당 2만 5,00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전국 골프장 과반 정도가 9만 원, 조금 내린 8만 원선까지 합해 9만 원 이하로 카트피를 받았고 10만 원, 더 올려 11만 원을 넘는 경우까지 합하면 2곳 중 1곳이 기본 10만 원선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그린피와 함께 카트피, 캐디피 등 부대비용 상승 폭이 가파른데 더해 고가의 리무진 카트 운용도 여전했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캐디피와 마찬가지로, 카트 사용료 역시 비정상적인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비용이 많이 드는 골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식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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