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노인·외국인까지 평생교육원 변신중인 '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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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학생들을 위한 배움의 산실이었던 야간학교(야학)가 달라지고 있다.
양질의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만학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외국인들까지 야학을 찾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서울샛별학교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은 올해 3월부터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야학을 다니고 있다며 국어·수학·영어 공부를 이곳에서 한다고 했다.
천성호 전국야학협의회 이사(54)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야학이 일종의 평생교육원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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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교육 배우려는 학생 몰려
경영난에 문닫는 야학 늘어
전국에 100여곳밖에 안남아
늦깎이 학생들을 위한 배움의 산실이었던 야간학교(야학)가 달라지고 있다. 양질의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만학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외국인들까지 야학을 찾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서울샛별학교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은 올해 3월부터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야학을 다니고 있다며 국어·수학·영어 공부를 이곳에서 한다고 했다. 천성호 전국야학협의회 이사(54)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야학이 일종의 평생교육원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38명이 다니고 있는 서울샛별학교는 1993년 개교한 뒤 대학생 등 교사들의 무료 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당연히 수업료는 무료다. 초등·중등·고등 검정고시반과 한글반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6년간 110명이 넘는 졸업생이 이곳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
이곳을 찾는 60~80대 어르신들 대부분은 뒤늦게 '문맹 탈출'에 성공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 가지 못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배우지 못했다는 상처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오다 뒤늦게 한을 푼 공통점이 있다. 한 수강생은 "못 배워서 한이 맺혔는데 이제라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편지를 썼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이 틀린 곳도 눈에 띄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이 담뿍 느껴졌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야학을 찾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온 라니 아딜라 씨(46)는 "딸을 먼저 야학에 보냈는데 한국어 실력이 쑥쑥 늘더라"며 "지난달부터 같이 한글반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교장은 22세 청년 조수현 씨다. 조 교장은 "저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같은 상황의 사람들을 돕고 싶어 야간학교 교육봉사를 시작했고 어쩌다 보니 교장까지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노동자와 여성·농민 등을 위한 대안적 학습 공간으로 시작한 야학은 이후 노인, 장애인 등 교육 대상을 넓혀 가며 전국에 확산됐다. 하지만 후원금이 줄고 경영난에 시달리는 곳이 많아지면서 숫자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야학협의회에 따르면 2011년 187개였던 야학은 지난해 말 기준 100개 정도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장애인 야학을 제외한 일반 야학은 150여 개에서 50여 개로 줄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야학을 포함한 성인 대상 문해교육 관련 예산은 지난해 41억5000만원에서 올해 38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최덕진 전국야학협의회 사무총장(50)은 "코로나19 이후 서울지역의 많은 야학들이 경영상 문제로 문을 닫았다"며 "개인 후원, 지방자치단체 공모 사업으로 운영을 이어가지만 이마저도 점차 줄어 사비를 내서 운영하는 야학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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