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양재판소 “온실가스는 해양 오염 물질, 감축 의무 있어”

김정수 기자 2024. 5. 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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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양법재판소가 온실가스를 해양 오염물질로 규정하며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들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협약 당사국은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다른 국가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특별한 의무를 가진다"며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파리기후협정을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해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법규를 채택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구체적 의무가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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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재판관 6인 만장일치로 ‘권고적 의견’
“해양협약 당사국들에게 감축 의무” 첫 판단
국내 ‘기후소송’ 등 긍정적 영향 기대감 고조
‘기후변화와 국제법에 관한 군소도서국위원회’(COSIS)의 파얌 아카반 수석 변호사(오른쪽 둘째)가 21일(현지시각) 독일 함부르크 소재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온실가스는 해양 오염 물질이며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들은 온실가스 감축 책임이 있다는 권고 의견을 처음으로 내놓자 동료 변호사들과 손가락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브이’(V) 자를 만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온실가스를 해양 오염물질로 규정하며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들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할 의무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제해양법재판소가 협약 당사국들의 기후위기 대응 책임을 직접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해양재판소의 이런 공식 의견이 향후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후소송’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소재 국제해양법재판소는 21일(현지시각) 재판관 6인 만장일치로 “대기에 인위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건 (유엔해양법) 협약 의미 안에서 해양 환경 오염에 해당한다”는 ‘권고적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협약 당사국은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다른 국가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특별한 의무를 가진다”며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파리기후협정을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해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법규를 채택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구체적 의무가 있다”고도 밝혔다.

재판소의 이런 권고적 의견은 2022년 12월 투발루와 앤티가바부다 등 9개 작은 섬나라로 구성된 ‘기후변화와 국제법에 관한 군소도서국위원회(COSIS)가 ‘해양온난화와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등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한 기후문제와 관련해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가지는 구체적 의무가 무엇이냐’고 공식 의견을 요청하면서 나왔다. 재판소가 협약에 대해 법적 해석을 내놓으면 협약 당사국들은 이를 따르도록 권고받는 만큼, 재판소의 공식 의견을 받아내 선진국 등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압박하겠다는 목적에서였다. 유엔해양법협약은 해양의 이용과 관리에 관한 거의 모든 사항을 망라해 가장 방대한 국제협약으로,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60여개국이 비준했다.

군소도서국위원회는 “재판소가 역사를 만들었다”며 권고적 의견을 환영했다. 개스톤 브라운 앤티가바부다 총리는 이날 군소도서국위원회 설명자료에서 “우리는 주요 오염국(온실가스 배출국)들이 국제법을 존중해 우리에게 재앙적 피해를 입히는 것을 너무 늦기 전에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재판소의 이번 권고적 의견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에게 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기호 국제법 전문 변호사는 “재판소가 이번에 내놓은 해양법협약에 대한 ‘해석 의견’은 구체적 분쟁 해결이나 분쟁 이전 상태에서 당사국들의 의무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당장 청소년 환경단체 ‘청소년기후행동’이 낸 헌법소원 등의 기후소송 대리인인 윤세종 변호사은 “유엔 차원의 사법기구가 국가에 온실가스를 감축할 국제법상 의무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의견을 냈다는 것은 각국에서 진행되는 소송에서도 분명히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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