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은 공동책임의 시간”…與 총선백서 TF, ‘대통령실 인터뷰’도 추진

변문우 기자 2024. 5.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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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조정훈’ 라인 가동…TF “정진석 실장에 조언 구하고 소통 중”
“‘친윤·친한 갈등’ ‘한동훈 책임론’ 등 소모적 논쟁 넘어 개혁안 낼 것”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또 질 수밖에…시스템·소통 등 핵심 문제 짚어 바꾼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월22일 경기도 평택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친 후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참패의 책임 소재와 공정성 논란 등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총선백서 테스크포스(TF)가 최근 용산 대통령실 인사들도 접촉하며 전격 인터뷰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축은 총선백서 TF의 조정훈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정진석 비서실장이다. 대통령실 인사들에게도 총선 결과와 패배 요인에 대한 자체 분석을 듣고 백서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과 책임을 '공동 분담'하며 당내 소모적 논쟁을 종결지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22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조정훈 위원장은 정진석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 정국과 연관된 대통령실 인사들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차례대로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F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조 위원장이 정 실장에게 조언을 구한 후 대통령실 관계자들 연락처도 받고, 각자에게 인터뷰 양해도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TF의 취지나 인터뷰 의도도 전달하고 인터뷰 답변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TF 내부에서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백서에 담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분위기다. 한 TF 위원은 통화에서 "그간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책임과 입장 등을 담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대통령실에서 화답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조 위원장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대통령실 인터뷰가 먼저 추진됐는데, 최근 언론에서 '한동훈 책임론' 등 소모적 논쟁 등을 제기해 내부에서도 답답함이 많다"고 전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한 사람의 책임으로 몰아가면 무엇이 바뀌나"라며 '공동 책임론'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TF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이 다 100% 납득하진 않겠지만 대통령도 (총선 패배 관련해서) 사과를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개혁의 공간이 열린 셈이다. 그 공간이 열렸으니 그 안에서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서의 핵심 취지는 총선 과정에서의 당 시스템을 진단하고 다음 선거를 위한 개혁안을 내는 것이다. 이번에 안 바꾸면 다음 선거도 또 진다는 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TF의 진정성을 환기하고 강조하는 발언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백서 TF, '개인' 대신 '공동 책임론' 기치로 논쟁 매듭?  

앞서 TF는 총선백서의 내용과 공정성 시비로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최초 발단은 총선백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문항이었다. 설문 문항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전략에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물론 용산 대통령실의 책임에 관한 문항들도 포함됐으나 친한(親한동훈)계에선 '한동훈 책임론'을 강조하기 위해 편향적으로 문항을 설계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여기에 친한계 핵심이자 총선 기간 사무총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은 '특위 면담' 일정을 두고도 날을 세우기도 했다. 장 의원은 지난 17일 SNS에 "면담 대상자들과의 시간 조율 대신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못할 날짜를 못 박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TF에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안타깝다"며 "저는 총선백서 TF와의 면담을 피할 의도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총선백서의 취지였던 '공동 책임론' 대신 '개인 저격'으로 왜곡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총선백서에 담길 '책임론' 소재로 각 계파가 차기 당권을 놓고 '파워 게임'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조정훈 위원장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절대 특정인이나 세력을 공격하지 않고 국민의힘만 생각하며 만들겠다"며 논란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계파 갈등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논쟁들을 두고 TF 내부에서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TF 핵심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개인 책임론'에 초점을 맞추면서 '백서 무용론'으로까지 빠지고 있다"며 "TF 위원들이 고생하면서 실무진까지 접촉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들이 허사로 느껴진다. 일부 세력들의 바람처럼 개인에 책임을 돌릴 것이면 백서는 왜 만들고 실무진 접촉은 왜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한편 TF는 최근 당내 총선 관련 조직들에 대한 접촉도 소위별로 진행하고 있다. 당 사무처와 홍보국, 기획조정국 등은 인터뷰를 완료했으며,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내주 인터뷰가 예정돼있다. 특히 TF는 각 조직의 고위급 인사들뿐 아니라 실무진들도 개별 접촉하며 총선 상황에 대한 지적을 가감 없이 듣고 있다. 한 TF 위원은 "인터뷰에서 책임론 등 모든 것들을 심각하게 들었다"며 "다만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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