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이준석‧비례 조국혁신당? 경기‧인천 富村 표심

고재석 기자 2024. 5. 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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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볼⑱] 분당‧일산‧동탄‧송도… 조국혁신당 > 민주당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4월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형기 동아일보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전략 자산은 수도권입니다. 4‧10 총선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22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가져갔습니다. 민주당 전체 지역구 의석(161석)의 63.35%입니다. 경기에서는 민주당이 60석 중 53석(88.33%)을 차지했습니다. 인천에서는 민주당이 14석 중 12석(85.71%)을 확보했습니다. 서울에서의 의석 점유율(48석 중 37석, 77.08%)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민주당의 진짜 아성은 경기‧인천입니다.

그런데 총선 비례대표 투표 당시 경기‧인천에서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에 뒤진 지역이 몇 군데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8곳에서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을 앞섰습니다. 성남 분당구, 수원 영통구, 고양 일산동구, 고양 일산서구, 화성시을, 용인 수지구, 용인 기흥구(이상 경기도), 인천 연수구입니다.

동탄의 묘한 선택

4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제1차 당선자 총회 모습. [박형기 동아일보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총선 개표현황을 보면, 성남 분당구에서 조국혁신당은 23.44%, 민주연합은 21.75로 집계됐습니다. 판교동에서 민주연합이 17.20%를 얻는데 그친 반면 조국혁신당은 26.69%를 득표해 격차가 컸습니다. 수원 영통구에서도 조국혁신당이 26.33%, 민주연합이 25.53%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광교1동(민주연합 21.03%, 조국혁신당 26.82%)과 광교2동(민주연합 21.56%, 조국혁신당 26.76%)에서 조국혁신당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고양 일산동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26.99%, 더불어민주연합이 25.09%였습니다. 마두1동에서 민주연합 21.74%, 조국혁신당 27.85%였고요. 마두2동에서도 민주연합 19.12%, 조국혁신당 27.52%였습니다. 고양 일산서구의 경우 조국혁신당 28.04%, 민주연합 25.46%로 나타났는데요. 일산3동에서 양당 간 격차(민주연합 23.43%, 조국혁신당 29.51%)가 컸습니다.

화성시을은 가장 흥미로운 경우입니다. 이곳에서 조국혁신당은 27.45%를 얻어 민주연합(26.10%)과 국민의미래(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25.18%)를 모두 제쳤습니다. 동탄 1~9동 중 7개 동에서 조국혁신당이 수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중 동탄4동과 6동, 7동, 8동, 9동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곳인데요. 9동을 뺀 나머지 4개 동의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이 1위를 했습니다. '지역구 이준석‧비례 조국혁신당'으로 표현되는 교차투표가 있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용인 수지구‧기흥구에서도 각각 조국혁신당이 26.67%와 27.08%를 득표해 21.78%와 25.23%를 얻는 데 그친 민주연합을 앞섰습니다. 인천 연수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25.42%, 민주연합이 25.03%를 얻었습니다. 연수구에는 송도국제도시가 있습니다. 실제로 연수구를 구성하는 동(洞) 15곳 중 10곳에서 민주연합이 조국혁신당을 앞섰는데요. 유독 송도1, 2, 3, 4, 5동에서 만은 조국혁신당이 민주연합을 넉넉한 격차로 이겼습니다.

전문직과 화이트칼라가 지지하는 정당

경기‧인천의 구(區)와 동(洞)별 표심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촌(富村)일수록 조국혁신당에 많은 표를 줬다고 말입니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민주연합을 앞섰습니다. 부산에서도 해운대를 비롯한 상층 주거지에서 조국혁신당이 뚜렷한 강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전문직과 화이트칼라가 많은 서울 근교 신도시에서도 조국혁신당이 안정적으로 1~2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즉 조국혁신당의 지지기반은 정치적으로 비명(非이재명), 경제적으로 고소득층입니다. '진보'로만 규정지을 유권자가 아닙니다. 조국혁신당 처지에서는 난이도가 높은 '킬러문항'이기도 합니다. 검찰개혁에서 당과 지지층의 관심사가 충돌할 소지는 적습니다. 반면 민생 정책에서는 선명한 진보 노선이냐 중도 노선이냐에 따라 당과 지지층 간에 이견이 생길 여지가 생깁니다. 조국혁신당의 민생 어젠다인 '사회권 선진국'의 구체적 내용이 궁금해지는 까닭입니다.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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