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장기화 속 신약 불발·임상 실패…먹구름 드리운 K바이오

김경욱 기자 2024. 5.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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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해마다 최대 실적을 써 내려온 제약·바이오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에이치엘비(HLB)의 항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한 데 이어, 부광약품 자회사의 파킨슨병 치료제가 후기 2상 임상시험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미국바이오협회 자료를 보면, 신약후보 물질이 임상 1상부터 신약 허가 승인을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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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대를 모은 신약 개발이 연이어 좌초하면서 이른바 케이(K) 바이오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해마다 최대 실적을 써 내려온 제약·바이오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에이치엘비(HLB)의 항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한 데 이어, 부광약품 자회사의 파킨슨병 치료제가 후기 2상 임상시험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면서다. 의대 증원 문제 등 의정 갈등 장기화로 종합병원 운영이 일부 멈추면서 제약사 실적 하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대를 모은 신약 개발이 연이어 좌초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유럽 등에서 진행한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JM-010)의 후기 2상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크게 1상부터 3상까지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2상은 약효 유효성을 검토하는 전기 2상과 최적 용량·용법 등을 결정하는 후기 2상으로 나뉜다. 콘테라파마는 이상운동증상을 겪고 있는 파킨슨 환자 81명을 상대로 2개 용량에 대해 시험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사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임상 성공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미국바이오협회 자료를 보면, 신약후보 물질이 임상 1상부터 신약 허가 승인을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임상 실패가 더욱 주목을 받는 까닭은 에이치엘비의 ‘신약 허가 불발’ 영향이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 17일 에이치엘비의 항암 신약후보 물질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간암 병용요법(2개 이상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요법) 품목허가 신청에 보완 요청을 했다. 신약 승인이 사실상 불발된 것이다. 앞서 올 초 4만~5만원대에서 낙폭을 이어가던 에이치엘비 주가는 신약 승인 기대감에 지난 3월26일 12만9천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신약 승인 불발로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6조원가량 증발하는 등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약·바이오 관련 지수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알엑스(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6일 3410.75에서 22일 3167.50으로 7.13% 떨어졌고,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 지수도 각각 12.8% 하락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의정 갈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일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이 위축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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