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간호법 약속지켜라”···간호협회 “대규모 집회 이어갈 것”
간호사들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를 일주일 앞둔 22일 간호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이 석 달째 접어들면서 간호현장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의사들의 빈자리를 메워 온 간호사들을 보호할 간호법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대한간호협회 회원 350여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간호사들은 흰 상의에 분홍색 스카프를 하고서 ‘간호법 없는 의료개혁은 속 빈 강정이다’ ‘간호법 없는 의료개혁은 단팥 없는 찐빵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이들은 “간호법안이 없다면 간호사도 없다” “간호사의 현실은 소모품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간호협회는 의정 갈등과 여야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간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탁영란 간호협회장은 “흔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하지만 간호협회는 정부, 의사협회, 여야가 포악하고 이기적인 고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나 의사협회, 여야가 신중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뜸 아닌 뜸’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윤수 서울시간호사회 회장은 “심각한 불통과 정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인 여야가 이번에도 국민의 신뢰를 외면하면 간호사와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여야 의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파업이 석 달째 이어지면서 간호사들이 ‘업무 과중’과 ‘불법 행위’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탁 회장은 “병원이 진료 공백을 메운다는 명목으로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물론 일반 간호사들에게도 본인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맡기고 있다”며 “간호사들이 불법으로 내몰릴 상황마저 ‘알아서 감수하라’는 식의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했다.
간호법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본회의가 예정된 28일 전까지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원회가 법안을 의결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일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간호법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21대 국회가 임기 만료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보건복지위 회의 일정조차 협의되지 않고 있다.
간호협회는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3일에는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24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연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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