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부터 요란했던 알리 'K-베뉴'…판매자 반응은 “글쎄”

2024. 5. 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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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을 알리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입점한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K-베뉴에 입점한 다른 대기업 관계자 역시 "다양한 플랫폼에 발을 걸치는 차원에서 알리 입점을 결정했다"면서 "다만 알리에서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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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입점 3개월, 생활용품 판매 기업 “매출실적 미비”
유해 물질 논란에 이용자 감소…알리 매출도 크게 줄어
알리익스프레스의 판매자 모집 안내 화면.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아직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을 알리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입점한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K-베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시작한 한국 상품을 취급하는 카테고리다. 그는 K-베뉴 입점 후 성과를 묻는 질문에 “아직 실적이 미미하고, 다른 이커머스와 (판매)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면서 “실적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며 국내 판매자를 모집한 건 3개월 전이었다. 입점 업체들은 판매수수료 면제 등을 통해 경쟁 채널보다 저가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입점 행렬도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매출 성과는 기대 이하다. 입점 대기업을 중심으로 판매처로서 매력을 잦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유해 제품 차단으로 촉발된 해외직구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K-베뉴에 입점한 다른 대기업 관계자 역시 “다양한 플랫폼에 발을 걸치는 차원에서 알리 입점을 결정했다”면서 “다만 알리에서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식품 대기업 관계자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알리에 입점한 상태다. 삼성전자,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등이 K-베뉴의 공식 파트너가 됐다. 판매수수료와 입점수수료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 역시 한국기업을 유치하면서 매출 증대보다 이미지 제고 목적이 컸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입점 소식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초기 이용자가 몰렸지만, 현재 판매 환경은 녹록지 않다. 중국 이커머스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칠된 영향이다. 실제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를 살펴보면 알리의 국내 이용자는 3월 887만1000여 명에서 지난달 858만9000여 명으로 28만2000여 명(3.2%) 감소했다. 국내 매출도 줄었다. BC카드의 중국 이커머스의 결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이커머스의 매출액 지표는 142.9로 지난 3월 238.8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매출액을 100으로 두고 계산한 숫자다.

소비자 신뢰가 하락한 것이 전체 이용자 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7일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알리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해외직구의 무조건적인 차단은 없던 일이 됐지만, 알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수록 입점 기업에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점은 판매 제품별로 매출 성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작황 부진으로 몸값이 뛴 신선식품이 대표적이다. 알리의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알리에서 신선식품을 찾는 고객은 꾸준하게 늘고 있다. 쿠팡과 알리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한 판매자는 “(신선식품) 품목 자체의 가격이 너무 오른 만큼, 저가 플랫폼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덜어낸 수수료 부담을 가격에서 제하는 만큼 박리다매 전략을 세운다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123RF]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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