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재일동포 허미미의 값진 금메달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너희가 어찌 원수가 아니겠는가. 너희들은 일시에 진멸(盡滅)코자 하노라." 3·1운동 한 해 전인 1918년 8월 어느 날 경북 군위군의 한 도로 부근 암벽에 붙은 격문 내용의 일부다.
해를 넘긴 1919년 2월 허석(許碩)이란 이름의 평범한 농민이 경찰에 체포됐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망국의 한을 품어 온 선생은 동포들에게 일제의 침략상을 널리 알리고자 격문을 써 암벽에 붙였다고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어찌 원수가 아니겠는가. 너희들은 일시에 진멸(盡滅)코자 하노라.” 3·1운동 한 해 전인 1918년 8월 어느 날 경북 군위군의 한 도로 부근 암벽에 붙은 격문 내용의 일부다. ‘너희’는 조선의 국권을 강탈해 식민지배를 하던 일제를 가리킨다. ‘진멸’이란 무찔러 모조리 없앤다는 뜻이다. 격문에는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 “나라 잃은 백성이라 어찌 아픈 노릇이 아니겠는가” 등의 구절도 있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선생에게 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1919년 5월 1심 법원은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3·1운동 직후였던 만큼 선생이 수감생활 내내 얼마나 고초를 겪었을지 짐작이 간다. 이듬해인 1920년 4월 만기 출소한 선생은 불과 이틀 만에 순국하고 말았다. 60여년이 지난 1982년 당시 전두환정부는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이어 노태우정부 시절이던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오늘날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선생의 공을 기리고 순국을 추모하는 기적비(紀蹟碑)가 세워져 있다.
21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세계 유도 선수권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허미미(22)가 우승했다. 한국 여자 유도 선수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9년 만의 일이다. 그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허미미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란 점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이중국적자였던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같은 해 타계한 할머니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늘에 있는 허석 선생도 허미미의 선전에 기뻐하며 ‘대∼한민국’을 외쳤을 것만 같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호중이 형! 합의금 건네고 처벌받았으면 끝났을 일… 형이 일 더 키웠다"
- 부모 도박 빚 갚으려고 배우 딸이 누드화보…주말극 ‘미녀와 순정남’ 막장 소재 논란
- 광주서 나체로 자전거 타던 유학생, 숨진 채 발견
- 팬 돈까지 뜯어 17억 사기…30대 유명 가수, 결국 징역형
- 구혜선, 이혼 후 재산 탕진→주차장 노숙…“주거지 없다”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