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평균 8개, 슬라이더 내세워 ‘K머신’된 롯데 반즈 이대로라면 롯데 레전드 최동원도 넘는다

김하진 기자 2024. 5. 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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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직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는 롯데 찰리 반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21일 최하위 롯데가 1위인 KIA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선발 투수 찰리 반즈의 역투 덕분이었다.

반즈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2이닝 5안타 2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팀 타율 1위(0.290)인 KIA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그리고 이날 삼진 6개를 보태면서 이 부문 리그 1위 자리도 지켰다.

올시즌 반즈가 잡은 삼진 개수는 21일 기준 79개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KT 윌리엄 쿠에바스(64삼진)와 10개 이상 차이가 난다. 한 경기 당 삼진 개수는 8개 꼴이다.

지난 8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7.1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구단 최초의 기록을 썼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댄 스트레일리 등이 기록했던 12삼진을 넘어 롯데 역대 외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삼진 기록을 세웠다.

21일 사직 KIA전에서 주형광 투수코치와 주먹 악수하는 롯데 찰리 반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많은 삼진을 잡아내면서도 투구수 조절이 잘 됐다. 93개의 공을 던지면서 8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을 때까지 마운드를 최대한 오래 지켰다. 최대 147㎞의 직구(40개)와 슬라이더(32개)를 주로 던졌으며 체인지업(11개), 투심패스트볼(10개) 등도 고루 섞었다.

슬라이더가 결정구였다. 이날 삼진을 잡은 결정구 6개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는 반즈가 삼진을 많이 잡는 요인 중 하나로 슬라이더를 꼽았다. 주형광 코치는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다. 그리고 슬라이더가 빠르고 각이 커서 왼손 타자가 느끼기에는 멀어 보이고 오른손 타자들에게는 몸쪽으로 파고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다.

슬라이더가 좋은 효과를 보다보니 벤치에서도 많이 주문을 한다. 주 코치는 “이전에 주로 직구와 투심,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이제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도 좋은 투구로 연결되고 있다. 주 코치에 따르면 반즈는 볼배합도 스스로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주 코치는 “반즈가 자기 나름대로 분석을 해서 볼배합도 많이 연구를 한다. 그런 면에서 타자들의 스윙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활약을 보면 단연 팀의 1선발이다. 반즈는 2022년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1선발이라기보다는 항상 2선발의 이미지가 강했다.

21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한 롯데 찰리 반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KBO리그 데뷔 첫 해부터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12승(12패) 평균자책 3.62를 기록했다. 그러나 임팩트는 오히려 댄 스트레일리가 강했다. 2020년 15승(4패)을 올리고 KBO리그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2번째로 200삼진 기록을 세웠던 스트레일리는 2021년 10승(12패)를 올린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롯데와 작별했했다. 그리고 빅리그 진출에 실패했던 스트레일리는 기존 외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부진하자 2022시즌 중 대체 선수로 투입됐다. 스트레일리가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했고 스트레일리는 11경기 4승2패 평균자책 2.31로 돌아온 에이스의 투구를 선보였다.

다음해 반즈와 스트레일리는 나란히 팀의 고민을 키웠다. 반즈는 전반기 16경기 5승5패 평균자책 4.57을 기록했고 스트레일리는 전반기 16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 4.37의 성적을 냈다. 롯데는 둘을 저울질하다 반즈를 남기고 스트레일리를 교체했다. 동료가 방출되는 모습을 보며 각성한 반즈는 후반기 14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 2.05를 기록하며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올시즌을 시작할 때에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자녀 출산 후 육아 문제로 미국을 떠나지 못했고 롯데 구단 자체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해 우려를 샀다. 개막전 선발 등판도 애런 윌커슨이 맡았다. 3월까지만해도 2경기 9.2이닝 6실점 평균자책 5.59로 기복을 보이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점차 제 궤도에 오르면서 자율 훈련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려하기도 했던 반즈는 올시즌에도 여전히 큰 무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비록 팀이 최하위에 처져 있어 승수를 올릴 기회가 많이 없지만 탈삼진 1위에 오른다면 미국 진출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다.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한 뒤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에릭 페디도 209삼진을 기록했다. 반즈도 현재 페이스대로 올시즌을 끝까지 잘 소화한다면 200삼진 기록 가능성이 높다. 61.2이닝 동안 삼진 79개를 잡아낸 반즈는 180이닝을 던질 경우 삼진 230개 페이스다. KBO리그 한시즌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21년 두산 미란다가 기록한 225개다. 그 뒤를 2022년 키움 안우진(224개), 1984년 롯데 최동원(223개). 1996년 롯데 주형광(221개) 등이 잇는다.

반즈는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던지고, 또 내가 더 잘해야 팀이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집중을 많이 했던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롯데 찰리 반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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