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감당 안돼 심야 무인화"… 편의점 최저임금 '불똥'

황정원 기자 2024. 5. 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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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21일 1차 전원회의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여부 관심
GS25 심야 무인 5년 새 9곳→749곳 급증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본격화되며 최저시급 1만원 돌파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재료비 상승과 인건비 등 늘어나는 비용 부담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위원회 구성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졌다.

이번 회의의 최대 논점은 최저시급 1만원 돌파 여부와 업종별 차등 적용이다. 현재 최저 시급은 9860원이다. 최저시급 1만원 돌파는 인건비 부담으로 힘겨워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뿐 아니라 내년도 실업급여, 건강보험 등 정부 시책과도 직결돼 있다.

아직 노사는 최초 요구안을 결정하지 않았다. 근로자는 물가 상승을 감안한 인상을, 사용자(경영자)는 사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동결을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류기섭 근로자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5%와 2.5%로 결정됐는데 이는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 생계유지에 턱없이 부족한 저율의 인상"이라며 "실질임금 저하로 인한 임금 삭감 부작용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은 거듭되는 인상과 일률적인 인상률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영세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그동안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탓에 가중됐다"며 "일부 업종과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미만율이 너무 높아져 최저임금 수용성에 심각한 문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저시급은 9860원… 업주 지출은 1만2800원


편의점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편의점 운영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임대료와 인건비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률'이 13.7%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상승했다. 법정 유급 주휴시간을 반영한 미만율은 24.3%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장은 "지금 최저시급이 9860원으로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점주가 부담하는 금액은 주휴수당, 4대 보험 등을 포함해 1만2800원인 상황"이라며 "해마다 최저시급을 올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물가와 경제 현황,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충분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4시간 운영 편의점에서 시간당 1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월 인건비는 9860원x24시간x30일로 계산해 709만9200원이 나오지만 여기에 주휴수당 20%와 4대 보험을 더하면 매월 900만원이 지출된다는 것이 전편협의 설명이다.

최저시급이 1만원을 넘길 경우 시간당 1명에 대한 인건비만 월 1000만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는 뜻이다.

이미 편의점 업계는 매년 오르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하이브리드 매장'과 무인점포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이란 주간에는 유인으로, 심야시간대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곳을 뜻한다. 아예 전일 무인 점포로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계 협회장은 "최근 밤 10시 이후에는 고객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 심야에는 무인 운영으로 전환하는 가맹점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심야 시간대에 무인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편의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포그래픽은 GS25 하이브리드와 완전 무인 점포 추이. /그래픽=황정원 기자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와 완전 무인 점포수는 각각 ▲2019년 9점, 7점 ▲2020년 128점, 12점 ▲2021년 520점, 45점 ▲2022년 705점, 85점 ▲2023년 734점, 82점 ▲2024년3월말 749점, 82점으로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역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일 해당 게시판에서는 근로자 측의 최저시급 협상 금액이 '1만2500원'으로 추정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영업자들은 댓글에서 "직원을 쓰지 말라는 소리냐" "시급을 올릴 거면 주휴수당이라도 빼 달라" "요즘 불판 닦는 알바는 최저시급으로 절대 못 구하는 데 대체 얼마를 더 줘야 하나" "사장보다 알바가 더 벌어가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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