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흑역사 지워주세요” 개인정보보호위, 1년간 1만6000건 삭제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와의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커플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A씨는 한동안 이 사진 때문에 맘고생을 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린데다가, 2차 인증 정보인 휴대폰 번호까지 바뀌어 본인 인증을 할 수 없었던 탓에 사진도 지우지 못한 것이다. 전 여자친구는 ‘당장 사진을 지워달라’고 성화였는데, A씨 스스로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고민 끝에 알게 된 ‘지우개 서비스’가 해답이 됐다. 계정에 다시 접속하지 못해도 자기 게시물을 입증해 해당 사진을 삭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학교 시절 뷰티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게시했던 B양도 ‘흑역사’를 지우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수험생이 되면서 이 영상을 잊었는데, 친구 알고리즘에 해당 영상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됐다. 집 내·외 정보까지 다 담겨있는 영상을 지우려 노력했지만, 이미 계정이 해킹돼 개인 정보 인증이 어려운 상태였다. ‘지우개 서비스’ 덕에 결국은 영상을 삭제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작년 4월말 시작한 ‘지우개 서비스’가 도입 1년을 맞았다. ‘지우개’는 ‘지켜야할 우리들의 개인정보’의 약칭으로, 아동·청소년 시기에 쓴 개인정보 관련 게시글을 지워주는 사업이다. 소셜미디어 계정 비밀번호를 잊어버렸거나, 해킹을 당해 계정 인증이 불가능한 경우 지우개 담당자가 대신 게시판 관리자에게 요청해 개인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삭제해주는 것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1년간 1만7148건의 신청이 들어왔고 처리는 1만6518건이 이뤄졌다. 30세 미만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고, 19세 미만에 작성한 개인정보 관련 게시물만 삭제 가능하다.
위원회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2024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 지우개 사업 부스도 운영한다. 청소년들이 지우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체험이벤트 외에도 소셜미디어 인증 및 공유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지우개서비스는 온라인 게시물 삭제 지원을 통한 실질적인 도움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개인정보를 스스로 보호하는 인식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개인정보위는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하여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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