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청소해 모은 12억 전액 기부…홍계향 할머니 별세

류원혜 기자 2024. 5. 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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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청소 등을 하면서 모은 돈 12억원을 사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홍계향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홍 할머니는 2014년 6월 자신이 거주하는 중원구 성남동 소재 4층 규모 다세대주택(현재 시세 12억원 상당)을 기부했다.

홍 할머니는 노점상 운영과 지하철 청소, 공장 노동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병원에 있던 9개월 동안 홍 할머니를 돕기 위해 성남시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남동복지회관 등 3개 기관의 지원 체제가 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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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 21일 지하철 청소 등을 하면서 모은 12억원을 기부한 홍계향 할머니(90)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사진=뉴스1(성남시 제공)

지하철 청소 등을 하면서 모은 돈 12억원을 사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홍계향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22일 경기 성남시에 따르면 홍 할머니는 지난 19일 병환으로 별세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21일 홍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성남시의료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시는 "홍 할머니는 연고자가 없어 시가 주관해 장례를 치르며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며 "할머니가 살던 주택은 생전 밝힌 뜻에 따라 지역 저소득층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 할머니는 2014년 6월 자신이 거주하는 중원구 성남동 소재 4층 규모 다세대주택(현재 시세 12억원 상당)을 기부했다. 당시 시는 유산 기부 공증 절차를 진행했고, 홍 할머니는 '행복한 유산기부 성남시 1호'로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름을 올렸다.

1934년 부산에서 태어난 홍 할머니는 21살에 결혼한 뒤 서울로 상경해 김·미역 노점상, 폐지 줍기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성남에 정착한 건 49살이던 1983년이다. 홍 할머니는 노점상 운영과 지하철 청소, 공장 노동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2002년 4층 주택을 마련해 별세하기 전까지 살았다.

홍 할머니는 하나뿐인 딸이 2010년 병으로 숨지고, 치매를 앓던 남편마저 2013년 세상을 떠나자 재산 기부 절차를 밟았다. 이후에도 "성남은 제2의 고향"이라며 노인 일자리 사업과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했고,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병원에 '사후 장기 기증'도 약속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낙상사고로 왼쪽 다리뼈가 골절돼 수술한 뒤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2월에는 오른쪽 다리뼈마저 골절돼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병원에서 지냈다.

병원에 있던 9개월 동안 홍 할머니를 돕기 위해 성남시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남동복지회관 등 3개 기관의 지원 체제가 가동됐다.

신 시장은 "지난 3월 할머니를 찾아뵙고 빠른 회복을 기원했는데 안타깝다"며 "고인의 바람대로 남기신 유산은 지역 내 저소득층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밝혔다.

홍 할머니는 화장 뒤 성남시립 추모원에 안치된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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