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의 상품 '메자닌'…20년 고수가 말하는 돈 버는 펀드의 조건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이시은 2024. 5. 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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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수를 찾아서 <9>
선형렬 에이원자산운용 대표
2005년 국내 첫 메자닌 펀드 운용
"현재 주가지수, 투자 적기"
손익차등 지고 '코벤'이 뜬다
"메자닌, 20개 종목은 담겨야"
선형렬 에이원자산운용 대표. /이시은 기자


※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는 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수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2021년 고점 대비 20% 빠졌습니다. 메자닌(주식관련사채) 펀드 투자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국내 1호 메자닌펀드 운용역 출신인 선형렬 에이원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가가 내려간 ‘알짜 기업’들의 설비투자용 자금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위험 상품이면서도 7~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메자닌은 포트폴리오 균형을 더할 수 있어 자산가들의 애장품으로도 불린다. 그는 ”20종목 이상을 담은 메자닌 펀드는 변동성 장세 대응에 유리하다“며 “편입 종목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력과 운용사 만기 실적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가 이끄는 에이원운용은 평균 청산수익률(3년 기준)이 39.7%에 달한다.

 "메자닌, 금리 1~2% 중요치 않아"

선 대표가 메자닌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2005년부터 투자 구조의 핵심은 변하지 않았다. 메자닌 펀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의 전환사채(CB)·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한다. 시장 조정기엔 채권의 모습을 유지하다가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으로 수익을 노린다. 주가가 내린 상태에서 메자닌 펀드가 설정되면, 통상 3년인 만기 내에 주가가 반등하는 종목이 많이 나올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그는 “메자닌 펀드는 금리 1~2%에 민감하지도 않고, 현재보다는 2~3년 뒤의 업황을 주목해야 한다”며 “폭넓은 종목과 업종을 담는 것은 주가 상승 수혜를 최대한 고르게 누리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기업들이 CB 발행 목적에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를 기재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2차전지 투자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의 500억원 CB 인수에 참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 이유와 주가 상승 잠재력을 따진 셈이다. 업종 전망은 “함부로 예단하지 않아야 수익을 낸다”면서도 “인공지능(AI)과 로봇 영역은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업권”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에이원운용은 의료 AI기업 루닛, 로봇청소기 업체 에브리봇 CB에 투자했다.

 공모주 활황…코벤펀드의 급부상

선형렬 에이원자산운용 대표

최근엔 손익차등형 메자닌펀드가 지고, 코스닥벤처펀드(코벤펀드)가 뜨는 것이 업계 트렌드라고 했다. 그는 “손익차등 형태의 과한 보수구조가 부각되며 관련 시장이 저물고, 대신 공모주 수익률이 호황을 누리며 코벤펀드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벤펀드는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코스닥시장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중 벤처기업 신주에 15% 이상 투자한다는 세부 조건 때문에 메자닌 운용사에서도 코벤펀드 설정이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 기업의 CB에 투자해도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벤펀드는 정부 정책에 의해 생겨났기에 공모주 우선배정, 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이 따른다.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유의 깊게 살펴야 할 요소론 포트폴리오 수를 꼽았다. 메자닌 펀드 하나에 최소 20개 종목 포트폴리오는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역시도 1년에 250건의 메자닌 발행 건을 검토해, 연간 40~50건을 투자한다고 했다. 특정 업종이 10% 이상 넘지 않게 배분도 한다. 그는 “펀드 안정성을 더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포트폴리오 수로도 운용사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운용사 트랙 레코드(실적 기록)도 함께 알아보라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 발행사가 쿠폰 금리(약정 금리)를 얼마더 주는지 등을 따지는데, 메자닌 투자 본질과 다소 거리가 있는 행동”이라며 “펀드 만기를 못 지킨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가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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