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매출 1000억·흑자전환"… 볼파라 품고 글로벌로

루닛,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인수 완료 '자회사 편입'
볼파라 고객 대상 루닛 '유방암 검진 AI' 판매 계획
유방암 이어 폐암·MRI 등 영역 확대 '자율형 AI' 목표

루닛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볼파라 인수를 마무리했다. 루닛은 22일 서울 루닛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볼파라 인수 관련 글로벌 시장 공략 목표를 공개했다. /사진=김선 기자

"볼파라 인수를 계기로 미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겠다. 나아가 유럽·중동·중남미·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적극 나서겠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22일 본사에 개최한 뉴질랜드 유방암 특화 AI(인공지능) 기업인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볼파라) 인수합병(M&A)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글로벌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서 대표는 볼파라 M&A 완료 소식과 함께 통합 이후의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루닛은 지난해 9월부터 볼파라 경영진과의 미팅을 진행하며 M&A 절차에 돌입했다. 같은 해 11월 독점 실사를 진행한 뒤 12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M&A는 뉴질랜드 해외투자규제청(OIO)과 고등법원으로부터 투자 계획안을 승인 받고 166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까지 약 8개월 만의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루닛은 최근 볼파라 지분 100%를 취득하고 자회사 편입을 최종 완료했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개 유방암 검진기관에 유방암 검진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볼파라의 매출 중 97%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할 만큼 미국 내 사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계기로 미국 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서 대표는 "볼파라가 가진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고도화된 유방암 검진 시스템을 통해 미국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며 "유럽·중동·중남미·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양사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닛은 볼파라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는 내년부터 매출 1000억원 이상과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왼쪽)와 서범석 루닛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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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내년 매출 1000억원·흑자전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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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은 볼파라 고객을 대상으로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서 대표는 "루닛의 최종 목표는 암 조기진단과 함께 생존율 증가에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기존의 방식으로는 어려움이 있다. 볼파라 인수를 통해 실현해 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볼파라는 1억장 이상의 의료 데이터와 자체 확보한 다국적·다인종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루닛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초 모델을 구축해 스스로 판독하고 진단하는 '자율형 AI' 시스템을 실현할 계획이다.

실적 개선에 거는 기대도 크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기반으로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했다. 루닛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1억원이며 영업손실은 128억원이다. 지난 3년간의 매출은 ▲2021년 14억원 ▲2022년 139억원 ▲2023년 251억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457억원 ▲2022년 507억원 ▲2023년 422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전년 대비 손실폭을 줄였다.

서 대표는 "볼파라의 미국 직접 판매 시스템을 통해 양측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서로의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볼파라의 매출이 반영된다고 설명한 서 대표는 "내년부터는 볼파라의 매출이 연간 매출 전체에 반영되기 때문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최근 들어 볼파라는 자사 워크플로우 플랫폼에 폐암 및 폐 결절 조기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사용하는 등 유방암 외 시장으로의 확장 기조에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루닛 AI 솔루션을 탑재하면 유방암은 물론 폐암 등 다양한 검진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 "인사이트·스코프를 기반으로 유방암에 이어 폐암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면서 "MRI는 현재 위암·대장암·폐암·유방암·전립선암·자궁암만 검진이 되고 나머지는 되지 않는다. 이 영역을 자율형 AI로 진행할 계획이다"며 향후 목표를 공개했다.

이어 "볼파라와 암 정복이라는 공동 미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며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AI 신제품 공동 개발·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양한 AI 솔루션과 고도화된 검진 플랫폼을 의료기관에 유통함으로써 글로벌 암 진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 기자 sun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