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추석 다돼서였는데, 올해는 벌써 20도루··· ‘전설의 대도’ 조수행, 생애 첫 타이틀 꿈도 모락모락

심진용 기자 2024. 5. 22. 12: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조수행.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조수행(31)의 도루 페이스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제 시즌 중반이지만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꿈꿔봐도 좋을 만한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했다.

조수행은 21일 잠실 SSG전, 2회와 3회 연거푸 2루를 훔쳤다. 이날 하루에만 도루 2개를 추가하며 시즌 20도루 고지에 올랐다. 2021시즌 21도루를 시작으로 4년 연속 20도루. 올해 들어 데뷔 처음으로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하고 있는 만큼, 도루 페이스는 당연히 예년보다 훨씬 빠르다. 지난해 9월 15일 시즌 20도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개월가량을 앞당겼다.

출장 경기가 대폭 늘었고, 출루율도 좋아졌다. 지난 시즌 0.219에 그쳤던 타율이 올 시즌 현재까지 0.295로 올랐고, 덩달아 출루율도 0.298에서 0.348로 대폭 향상됐다. 뛸 기회가 늘었고, 일단 뛰면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살아 들어간다. 올 시즌 21차례 도루를 시도해 딱 1차례 실패했다.

조수행도 도루왕 욕심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도 두산은 정수빈이 39도루로 1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도루왕을 배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수행은 최근 인터뷰에서 “수빈이 형이 작년에 도루왕을 했기 때문에 저도 한번 욕심을 한번 내보고는 싶다”면서도 “지금 1위 선수와 개수 차이가 좀 커서 경쟁이 될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수행이 지목한 1위는 LG 박해민이다. 지난달 28일 이미 20도루를 기록했다. 조수행보다 한 달가량이나 더 빨랐다.

두산 조수행. 두산 베어스 제공



그런데 최근 박해민이 다소 주춤한 사이 조수행이 무섭게 따라붙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이후로 박해민이 5도루, 조수행은 그 2배인 10도루를 성공했다.

물론 시즌은 아직 100경기가 더 남았고, 도루왕 레이스도 아직 본격적인 단계는 아니다. 하루에도 많게는 3~4개가 나올 수 있는 게 도루다. 아직 풀타임 시즌 경험이 없는 조수행의 체력도 여름 이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수행이 2도루를 성공한 21일 경기 때도 이승엽 감독은 “수행이가 조금 지친 것 같다. 그래서 하위 타순(9번)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조수행 본인도 “예전에는 경기를 많이 못 나가다 보니 시합 전후로 오히려 더 많이 뛰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올해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야 아직 알 수 없지만, 조수행은 올 시즌 자기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베이스 크기가 커지고, 누간 거리가 짧아지면서 물 만난 고기처럼 그라운드를 휘젓는 중이다. 만약 내년 시즌 견제구 제한까지 적용된다면 발 빠른 조수행의 활용도는 한층 더 올라갈 수 있다.

조수행은 ‘전설의 대도’다. 대학 시절 90경기에서 92도루를 기록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1라운드 전체 5번이라는 높은 순위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 영향이 컸다. 올해로 프로 입단 9년 차, 조수행의 다리가 서른 넘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