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다가오니 보내기 싫어지는 '연애남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4. 5. 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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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방송 영상 캡처

첫 번째 남녀는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껏 다른 이성을 알아보기 위해 보낸 시간은 아깝고,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 서로에게 끌린다. 두 번째 남녀는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설렘으로 가득하다. 마치 서로를 만나기 위해 지금까지 기다려왔던 건 아닐까 싶을 만큼 모든 타이밍이 잘 들어맞는다. 세 번째 남녀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음에도 여러 상황들로 인해 감정의 파도를 건넜다. 이제야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고 오해를 해결한 이들은 비로소 화기애애하다. 모두가 '커플'로 확신했던 네 번째 남녀는, 데이트 내내 묘하게 엇갈리는 마음에 혼란을 겪는다. 지금껏 비밀에 부쳐온 혈연관계를 공개하고,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장소를 옮긴 JTBCX웨이브 '연애남매'다.

어느덧 12번째 방송을 마친 '연애남매'에는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여덟 명의 남매는 알 듯 모를듯한 혈연관계 속에도 한 집에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키워갔다. 매일 밤마다 문자를 통해 설레는 이성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혈육들은 타인의 눈을 피해 서로의 카운슬러를 자청하기도, 제 혈육의 데이트 성공을 위해 상대방의 지원군이 돼 주기도 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여느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여덟 명의 남매들이 돈독해질 무렵 '메기(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뒤늦게 합류하는 새로운 출연진)'남매가 투입됐다. 중간에 합류한 연년생 남매 지원과 윤재는 이전 남매들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출연진 합류 이후 펼쳐진 강원도 여행에서도 '연애남매'들의 관계는 시시각각 달라졌다. 한정된 공간이었던 서래마을 집에서 각자 정해진 일상을 보낸 이후에야 만날 수 있었던 이들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자유를 즐기며, 바다를 보며 여유를 누렸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한 지붕 아래 함께 사는 가족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에서 마치 연인처럼 각자의 여행부터 숙소까지 따로 쓰는 여행은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했다. 그리고 이는 각자 마음에 품었던 상대를 새롭게 바라보게도, 다시금 곱씹어 보게도 했다. 여행의 말미에는 각자의 가족사와 혈육이 공개되고, 이후엔 혈육이 다음 데이트 상대를 직접 골라주고 누가 내 혈육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실명으로 결과가 전송되는 것으로 룰 또한 변경된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시간이 흘러 출연진들은 싱가포르로 촬영 장소를 옮긴다. 지금껏 일상과 '연애남매' 세계관을 넘나들던 이들도 오롯하게 '연애남매'에 집중하게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다만 강원도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싱가포르로 달라지는 촬영지만큼 그리고 흐르는 시간만큼 출연자들의 관계성도 밀도도 크게 달라진다. 무엇보다 견고한 관계라고 기대됐던 용우와 초아는 어떤 방해도 없이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자 기대했던 '어른 연애'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대에게 집중하고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초아와 차갑고 도도해보이던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초아의 모습에 거리감을 느끼는 용우는 물리적인 시간, 거리와는 별개로 서울에 있을 때보다 한없이 쓸쓸하게만 느껴진다.

이들과는 달리 방송 초반부터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지 못해 또는 이성의 이목을 끌지 못해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재형과 윤하는 이곳에서야 비로소 행복을 찾는다. '당신의 혈육이 문자를 받지 못했다'는 소식에 혈육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두 사람은 각각 지원, 윤재와 데이트를 즐기며 함박웃음을 숨기지 못한다. 특히 지원과의 첫 만남 이후 더는 궁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던 재형은 그의 노래하는 목소리에 반해 궁금증을 키웠다. 데이트 성사 이후 여러 부분에서 공통점을 발견한 재형은 "앞으로 더 궁금한 사람은 없다"며 지원에게 자신의 마음이 정착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숙소로 돌아온 후에도 동생 세승과의 대화에서 자신은 지원을 향한 마음의 확신이 있음을 다시금 내비친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연애남매'는 공개 전부터 프로그램 제목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집중시켰다. 좀처럼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연애'와 '남매'가 한 자리에 놓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차마 알고 싶지 않았던 남매의 연애를 직관한다'는 프로그램 설명만 봐도 그랬다. 하지만 이는 선입견을 통한 시선 끌기였을 뿐, 베일을 벗은 이 프로그램은 물고 뜯고 싸우는 파이터 혈육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하게 응원해주는 가족의 마음에 가까웠다. 여기에 남매들의 부모님이 직접 등장해 이들의 성장 과정을 공개하고 이를 뒷받침할 사진과 영상이 더해지니 감동 코드는 배가 됐다. 연애 리얼리티에 가족 감동코드라니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훈훈하고 돈독한 남매들만 보고 '이건 드라마야, 판타지네' 라고 말하기엔 아름답게 꾸민 듯한 가족사가 있는 이들만 출연한 건 아니었기에 시청자들은 다섯 남매의 서사에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때문에 '연애남매'는 지금껏 봐왔던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필자의 시청 강요(?)에 '이걸 내가 보겠냐?'고 반응하던 남성 혈육은 얼마 전 "A랑 B가 남매라고?"라는 반응으로 시청하고 있다는 티를 내더니, 얼마 뒤엔 지원 윤재 어머니의 인터뷰를 봤는지 내 어머니께 "나도 엄마한테 보석 같은 아들이지?"라며 엉뚱한 메시지를 보낸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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