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면 안전벨트 꼭" 이상기후에 난기류 발생도 늘어

심수미 기자 2024. 5. 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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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에 예고 없이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 증가


난기류를 만난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행 항공기가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을 하면서 1명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70여명이 다쳤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난기류로 인한 비행기 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건 1997년 도쿄발 호놀룰루행 항공기 이후 처음입니다. 점점 뚜렷해지는 기후 온난화가 난기류의 발생 빈도와 위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난기류란?

대체로 서로 다른 온도, 압력, 속도에서 공기가 만나 서로 다른 바람 패턴이 충돌하면서 발생합니다. 마치 운항 중이던 배가 갑자기 거센 파도를 만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뇌우, 먹구름과 같은 날씨나 산맥 등 지리적 조건 때문에 생기는 난기류는 조종사가 미리 알아채고 승객 및 승무원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맑은 하늘에서 경고 없이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Clear-air-turbulence)'가 문제입니다.

◇온난화가 '청천 난기류' 늘린다?

영국 가디언지는 레딩대학교 대기학과 폴 윌리엄스 교수 연구팀이 지난 1979년부터 2020년 사이 극심한 난기류 발생 건수가 55%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높은 고도에서 갑작스럽게 풍속이 바뀌는 일이 잦아졌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교수는 전조증상 없는 청천 난기류가 2050∼2080년이면 지금보다 더 눈에 띄게 급증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윌리엄스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년간 두배, 혹은 세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항공 산업이 난기류를 예측하고 감지하기 위해 더 나은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전벨트 상시 착용 필요

난기류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좌석에 앉아있을 때는 항상 안전벨트를 매야 합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가 갑자기 흔들리면 기내 여기저기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서 머리나 척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내에서 서서 일해야 하는 승무원들은 부상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습니다. 기내 난기류 부상자의 약 80%가 승무원이라는 조사도 있습니다. 20여년간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근무했고, 승무원 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라 넬슨은 CNN 인터뷰에서 "천장에 부딪혔다가 여러 번 다시 내려와 팔다리가 부러진 승무원도 있다. 예고 없이 난기류가 몰아치는 복도에서 발가락을 잃거나 부상을 입어 몇 년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난기류 경고가 있을 때에도 300파운드(약 136㎏)가 넘는 카트를 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항공기가 뇌우 근처와 2만 피트 미만에서 비행할 때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안전 벨트를 착용할 수 있는 보다 엄격한 규칙과 권고사항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 앞으로 더욱 안전한 기내 환경을 위한 지침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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