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퍼져 나가는 ‘K-소방’…몽골·필리핀·베트남에 경기도 소방 기술 전수 [핫이슈]

김은진 기자 2024. 5. 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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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필리핀 소방대원들이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경기도소방학교 등을 방문해 재난관리 국제협력 과정을 이수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402명’

지난 10년간 경기도의 소방기술을 익힌 해외 소방대원들의 수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물류창고 및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많은 특징이 있는 지역인 만큼, 우리 생활과 연결되는 사고와 재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현장에선 많은 변수가 생겨 발 빠른 대응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도 소방은 체계적인 시스템, 효과적인 예방책, 뛰어난 기술력으로 현장에서 유연한 대처로 도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경기도 소방이 해외에 기술을 전파하고 소방 관련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경기도 소방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경기도 소방이 해외에 어떤 기술을 전했고 앞으로 어떤 교류를 할 건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를 찾아 경기도 소방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019년 몽골재난관리청이 경기도소방재난본부를 방문한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몽골·필리핀·베트남에 퍼진 ‘K - 소방 기술’

해외에 경기도 소방력을 알리기 시작한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 울란바토르 재난관리청, 베트남 소방구조국, 필리핀 소방국의 업무협약과 교육협정이 그 첫 걸음이었다. 경기도의 선진 재난 교육훈련 체계를 전수해 해외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고 서로의 소방 산업에 대해 교류하면서 소방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자 시작됐다.

경기도 소방은 몽골, 필리핀, 베트남의 현지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3회 약 2주씩 전문교육인 재난관리 국제협력 과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교육은 ▲화재·구조 ▲응급처치 ▲직무전문 ▲기관 교류 등으로 이뤄진다.

우선, 실화재 훈련장에서 농연 검색 및 미로 탈출, 주수 기법, 문 진입 기술 과정 등을 익히게 된다. 실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인데 연기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복잡한 건물 구조에서 빠르게 대피하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법, 화재 현장에서 열·연기·증기를 모두 고려해 공간 내 불을 진압하는 방법, 문으로 가로막힌 공간에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방법 등을 여러 상황을 연출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게 된다.

지난 2022년 베트남소방대원들이 경기도소방학교에서 실물화재교육을 이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이후 로프 인명구조 훈련, 인명구조 장비 사용법, 자동차 사고 시 인명구조 훈련, 수난구조 훈련 등을 진행하게 된다. 화재 및 구조 현장의 경우 여러 변수가 생기게 된다. 단순히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불을 끄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상황과 환경 등을 고려해 생길 수 있는 변수에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는 여러 상황에서 그동안 대처해왔던 경기도 소방만이 가진 대응 능력 중 하나로, 효과성 있는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구급의 경우 대한민국의 응급의료 체계와 기본응급처치술에 대해 배우게 된다. 긴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이송하고 케어할 수 있는 응급의료 체계와 심폐소생술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이론부터 실습까지 직접 배우면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연마하게 된다.

이와 함께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 재난종합지휘센터, 특수대응단, 소방장비업체, 소방산업기술원, 소방안전박람회 등 소방 관련 기관을 방문하고 있다. 국내 소방 장비와 기술력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으로, 특히 소방장비 검수시스템과 훈련시설, 구조시범 훈련 등 경기도의 선진 소방 인프라를 해외에 소개함으로써 경기도의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매년 경기도를 방문하는 해외 소방대원들에게 주요 훈련 기술을 공유하고 교육과 소방 관련 학술을 교류하고 있다”며 “해외와 협력을 강화해 경기도 소방만의 기술을 더욱 키우고 소방 기술이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효과성 있는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확대해 협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소방차량을 캄보디아에 무상 제공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도 소방의 장비,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다…소방차량 지원으로 현대화 구축

경기도에서 소방 기술을 직접 느끼고 해외에서 사용되는 한편, 경기도 소방이 소방장비를 해외로 지원하기도 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06년 러시아 한인촌의 열악한 소방안전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소방차 20대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몽골, 키르기스스탄, 페루, 필리핀 등 해외에 무상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17년간 234대의 중고 소방차량을 동남아시아에 무상으로 양여했다.

차종도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등 각종 소방차를 지원함으로써 소방장비가 부족한 국가들이 재난 현장에서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재난관리 시스템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캄보디아 시엠립주에서는 경기도 소방차량을 활용해 화재를 성공적으로 진압하고 인명피해를 막았다며 경기도 소방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소방차량 양여사업은 지구촌 안전 확보와 함께 국내 소방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각종 소방장비와 소방 용품을 제조하는 한국소방산업협회 소속 155개사 중 절반이 넘는 78개사가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도내 제조사들은 베트남 등 해외에 소방차를 수출하고 있다.

또한 차량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운용에 필요한 교육도 함께 하고 있으며 경기도소방을 모델로 소방 현대화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곳엔 현 시스템 진단과 함께 사전 평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몽골소방대원들이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에 방문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K - 소방 인재’ 양성…소방 기술 인력 부족한 곳에 기초 교육과정 개설

경기도 소방은 해외에 기술력 전파, 장비 지원 뿐만 아니라 ‘K - 소방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경기도소방학교는 소방 기술 인력이 부족한 캄보이아에 소방 인재 양성을 위한 10주간 소방 기초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지난 1월25일부터 3월28일까지 약 10주간 캄보디아 앙코르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기초교육과정을 진행한 것이다. 경기도소방학교 교수진 앙코르대학 교수와 협의해 현지에서 필요한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온라인 원격 교육을 통해 앙코르대학 학생들에게 소방기초이론과 응급처치 등 재난관리활동에 필수적인 기초 소방안전교육을 전수했다.

올해 1월25일부터 3월28일까지 약 10주간 캄보디아 앙코르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소방안전 기초교육과정을 진행했다. 경기도소방학교 제공

이번 교육과정은 지난해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 소방차량과 장비 양여 등 협력 방안 모색을 위해 캄보이다이를 방문했고 소방 인력 양성을 도와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경기도소방은 해외 대학 교육을 통해 교육을 전수받은 학생들이 소방기술과 안전관리의 전문화에 관심을 갖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번 교육과정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 소방 분야별로 전문 심화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앞으로도 재난에 취약한 국가에 소방기술과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상호 교류해 소방·재난안전관리 시스템의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국내 소방산업 발전을 위해 경기도소방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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