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개별 가정 비극 아닌 사회적 죽음…발달장애인 지원 정책 전면 제고해야”

윤주성 2024. 5. 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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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김진영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kI3CopG02AA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청주에서 지난 7일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장애인 단체들은 이 사건이 개별 가정의 비극이 아닌 발달장애인 가족 안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는 사회적 죽음이라고 지적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각종 돌봄 지원 대책 등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가 무엇일까요? 광주 지역 발달장애인 가족들도 어제 길거리에 나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김진영 광주 장애인부모연대 회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진영 광주 장애인부모연대 회장 (이하 김진영):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지난 7일이었지요.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인가요?

◆ 김진영: 청주 일가족 구성원 모두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분들이었는데요. 지적장애가 있는 60대 어머니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은 40대 누나뿐만 아니라 그 어머니와 누나를 돌본 A 씨도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어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9년에 가장이 사망한 이후에 더욱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살아왔는데 올해 가족들의 건강이 매우 나빠지자 더욱 신변에 비관해서 지금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윤주성: 이분들이 저도 언론 보도를 보니까 유서도 남기고 했던 것 같은데요. 사실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인데 정부나 지자체에 어떤 도움을 요청하거나 받을 수는 없었을까요?

◆ 김진영: 일가족을 지원해야 할 "정부와 관련된 기관이 가족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었다"고는 하더라고요. 그런데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고요. 곤란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돌봄이 많이 부족했던 상황인 것 같아요.

◇ 윤주성: 그런데 이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가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2022년과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이런 비극이 있었다고요?

◆ 김진영: 네. 매달 1건 이상의 사건이 있었는데요. 2022년에는 10건이 있었어요. 그중에 광주·전남권만 말씀드리자면 2022년 5월에 아마 뉴스에도 나왔을 것인데 전남 여수에서 30대 조카가 발달장애인 이모를 폭행 살해한 사건이 있었고요. 2023년에는 11건이 있었거든요. 광주·전남권은 4건으로 2월에 전남 담양에서 홀로 집에 있던 40대 발달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9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아버지가 3명의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한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어요. 그리고 10월에는 전남 나주에서 홀로 집에 있던 발달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또 12월에는 전남 순천에서 70대 지원자가 사망한 후에 발달장애인 지원자 없이 혼자 방치된 사건이 있었고요. 올해는 청주 발달장애인 일가족 사건 포함해서 3건 있었습니다.

◇ 윤주성: 이런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 김진영: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요.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지원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보니까 특히나 성인이 되었을 때 대부분의 시간을 발달장애인 혼자 있거나 가족에 의존해서 생활하다 보니까 거의 평일 낮 시간에는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이 집에 혼자 있거나 아니면 부모님과 생활을 하고 있고, 또 주말 낮 동안 같은 경우에도 사실 주말에는 무슨 서비스나 이런 것이 없다 보니까 혼자 있거나 부모님과 이렇게 지내게 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들은 거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녀를 돌봐야 하는 그런 현실이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러분도 들어보셨을 수도 있어요.

사진 출처: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활동지원사라고 활동 서비스가 있기는 한데 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활동 지원 급여를 받아야 되거든요.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현장 조사표에서 점수가 나눠진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 보니까 거의 하루에 2시간에서 5시간 정도밖에 서비스를 받지 못하다 보니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앞서 잠깐 언급을 해주셨는데요. 작년 2월이었지요. 전남 담양에서 홀로 집에 있던 40대 발달장애인이 80대 노모가 병원에 잠깐 나간 사이에 집에 불이 나서 결국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서미화 당선인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이 그 활동 지원 서비스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비스 지원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비스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굉장히 도움이 필요할 텐데 왜 행정 당국이 이렇게 지원에 조금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인지 그것이 되게 궁금하거든요?

◆ 김진영: 복지 서비스가 대부분이 본인이 신청해야만 그것을 하다 보니까 제가 듣기로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도 모르는 장애인분들이 더 많고 또 막상 그것을 신청해서 서비스받기까지 기간이 조금 걸려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들이 감안하지 못해서 불편함을 못 느껴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이번에 청주에서 사망한 일가족 세 분도 관련한 서비스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제가 언론 보도를 보니까 나오고 있는 것 같던데요. "행정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대상을 발굴하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지원을 해야 되잖아요. 사실 그것이 상식일 텐데요.

◆ 김진영: 저희가 외치고 있는 것이 그런 부분이에요. 이렇게 촘촘한 사회 서비스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더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을까. 지금 "세 분이 다 중증의 지적장애가 있는 분들이다" 보니까 판단이 어려웠을 부분도 있고, 앞에서 말씀을 하셨지만 판단은 본인이 해야 되는 것이잖아요. 그런 어려운 부분을 감안해서 정책이 정해지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저희도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가족지원센터나 이런 것도 보면 예산이 많이 부족해서 많이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결국에는 예산 부족입니다.

◇ 윤주성: 광주 같은 경우는 24시간 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광주시의 활동 지원 서비스 현황은 어떻습니까?

◆ 김진영: 활동 지원 서비스보다도 광주에서는 2021년부터 돌봄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24시간 돌봄을 받고 있는 분들이 광주 발달장애인의 한 10%도 안 되게 지금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 윤주성: 그러면 어쨌든 24시간 활동 지원 서비스는 지원이 되고 있고 대신에 "이제 대상이 너무 적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진영: 네. 그렇지요.

◇ 윤주성: 왜 확대가 안 되는 것일까요?

◆ 김진영: 아무래도 "이것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올해는 정말 복지 예산이 너무 많이 깎여서 여기저기서 아주 힘들어하시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 윤주성: 어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제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핵심적인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 김진영: 7월 5일까지 해서 전국 순회 투쟁을 지금 계획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요구안을 보시면 "사회적 고립 발달장애인을 찾기 위한 지자체 행정전수조사를 도입하라", "극한 상황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주거생활 서비스를 도입하라", "모든 기초자치단체에 발달장애인 전문 지원을 위한 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라",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통한 발달장애인 집중 사례 관리 사업 실시하라", "발달장애인 가족 사회적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진상조상위원회를 구성하라", "발달장애인 종합 지원 계획을 마련하라",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 방지 정책을 마련하라.

사진 출처: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회적 참사를 멈추라는 요구와 함께 저희가 28일 제주를 시작으로 마지막 7월 서울로 복귀하면서 오체투지와 함께 이런 요구안을 담아서 투쟁을 하려고 합니다.

◇ 윤주성: 지금 앞서 "24시간 활동 지원 서비스를 받는 발달장애인이 전체의 한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광주 지역 발달장애인은 몇 분이나 계시고 또 중증을 앓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 김진영: 그 데이터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우리나라 복지 예산이 44조 3,279억이에요. 그런데 그중에서 24년도 장애인 예산만 5조 13억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발달장애인 관련 예산은 3,567억뿐인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까 힘든 상황입니다.

◇ 윤주성: 앞서 "어제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장했다"고 소개를 해주셨는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김진영: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요. 제도적인 보완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요. 발달장애인법 전면 개정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면 개정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참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세우자"는 것입니다. 이 기준 위에 정부와 장애인 가족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정책을 위주로 한 구체적인 그리고 아주는 실현 가능한 자립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그중의 핵심은 아무래도 활동 지원인가요?

◆ 김진영: 아니요. 활동 지원이라기보다는 지금으로서는 "사회생활 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거 생활 서비스요.

◇ 윤주성: 독립적으로 발달장애인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 김진영: 그렇지요. 그 부분도 필요하고 활동 지원 서비스도 당연히 필요하지요. 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은 주거 생활 서비스에 대한 것이 전혀 없거든요. "이런 것이 더 보완된다"고 하면 발달장애인도 충분히 지역사회에서 함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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