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헌신에도...' 韓 야구 미래 향한 맹비난→2군행→마침내 완벽투 부활, 왜 의미가 더욱 컸나

김우종 기자 2024. 5.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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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왼쪽)가 21일 대전 LG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한국 야구의 미래로 불리는 문동주(21)가 1군 복귀하자마자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문동주의 호투와 함께 한화는 51일 만에 첫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문동주는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안타는 단 1개만 허용한 채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문동주의 호투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가 올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문동주는 올 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 중이었다. 3월 28일 SSG전과 4월 4일 롯데전에서 각각 5이닝씩 소화했던 문동주는 4월 10일 두산전에서 3⅓이닝 6피안타 6실점(6자책)으로 흔들리며 첫 패전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4월 16일 NC전에서는 5⅓이닝을 던지며 7피안타 6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하긴 했으나, 이후 2경기에서 다시 흔들렸다. 4월 23일 KT전에서는 4⅔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28일 두산전에서는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투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특히 4월 28일 두산전에서는 3⅓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볼넷 1몸에 맞는 볼 1탈삼진 9실점(9자책)으로 크게 흔들리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9실점과 9자책점 모두 2022년 1군 무대에 데뷔했던 문동주의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 및 자책점 기록이었다. 결국 문동주는 이 경기를 끝으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팬들의 따가운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후 문동주는 2군에서 밸런스 조정에 집중하는 등 1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결과적으로 1군 복귀까지 3주라는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팀적으로는 외국인 투수 2명이 한꺼번에 이탈한 상황이라 문동주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문동주는 역시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에이스답게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며 한화 팬들을 기쁘게 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21일 대전 LG전에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21일 대전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문동주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범석(1루수)-오스틴(지명타자)-문성주(좌익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허도환(포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LG의 막강한 타선을 상대했다.

문동주는 1회부터 자신의 주 무기인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선두타자 홍창기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박해민을 우익수 뜬공, 김범석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하며 삼자 범퇴로 유도했다.

한화가 1회말 안치홍의 투런포로 2-0 리드를 안긴 가운데, 문동주는 2회초에도 삼자 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오스틴을 4구째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낸 뒤 문성주를 3루 땅볼, 문보경을 3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문동주는 3회 선두타자 오지환을 상대로 1-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허도환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뒤 신민재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추가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한화는 3회말 선두타자 김태연의 우월 솔로포와 문현빈의 적시타 등 3점을 추가하며 문동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문동주는 4회 선두타자 홍창기와 박해민을 각각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김범석을 상대했다. 이어 김범석에게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3구째 투심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자신의 첫 피안타이자 유일한 피안타였다. 하지만 오스틴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4회를 마감했다. 한화 타선은 4회말에도 페라자의 중견수 희생타로 1점을 추가, 6-0까지 달아났다.

문동주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 문보경을 중견수 뜬공, 오지환을 풀카운트 끝에 7구째 1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총 투구수는 66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원호 한화 감독은 더 이상 무리시키지 않은 채 김범수를 투입했다. 이후 한화는 윤대경(⅔이닝)과 김규연(1⅓이닝), 주현상(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한화의 8-4 승리를 지켜냈다. 문동주는 시즌 2승(2패) 달성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8.78에서 7.39까지 끌어 내렸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오른쪽)가 21일 대전 LG전에서 안치홍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오른쪽)가 21일 대전 LG전에서 류현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문동주의 호투 덕에 한화는 지난 3월 24일 잠실 LG전부터 31일 대전 KT전까지 7연승을 달린 뒤 무려 51일 만에 연승에 성공했다. 또 18승 28패 1무를 마크하며 최하위로 밀리는 것도 피할 수 있었다.

한화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5선발로 출발했던 김민우가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이미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마운드를 지탱했던 두 외국인 투수마저 전열에서 나란히 이탈했다. 펠릭스 페냐는 지난 15일 대전 NC전에서 타구에 손목을 맞은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어 또 다른 외국인 선발 자원인 리카르도 산체스는 16일 대전 NC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끝에 역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류현진밖에 선발 자원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문동주의 호투가 주는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문동주는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헌신한 대표적인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과 함께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끌었다. 이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도 출전해 혼신투를 펼쳤다. 호주 대표팀을 상대로 예선 1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총 102구)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 대표팀 1선발로 참가했다. 당시 문동주는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올리며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렸다. 사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문동주이기에, 당연히 시즌 초반 대표팀 차출이 몸 상태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사령탑인 최원호 감독이 문동주를 2군으로 내려보냈던 이유 중 하나로, 대표팀 차출 등으로 인해 몸을 만드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본 측면도 있다. 그리고 문동주는 약 3주 동안 착실하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린 뒤 1군 무대로 복귀, 한국 야구의 미래다운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 역투하고 있는 문동주의 모습.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21일 대전 LG전에서 경기 후 홈 팬들과 일일이 손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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