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마늘 피해, 중부지방까지 확산 ‘비상’

서륜 기자 2024. 5. 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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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마늘 피해가 제주·전남·경남 등 남부 지방에서만 발생한 줄 아는데 충남에서도 많이 생겼습니다. 더구나 벌마늘이 잘 발생하지 않는 '대서종' 마늘에서도 발생한 게 큰 문제에요. 신속히 피해조사를 해서 충남 등 중부 지역에서도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줘야 합니다."

4㏊(1만2000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김운중씨(56·청남면 천내리)는 "올해 날씨가 하도 안좋아 방제를 자주하느라 약값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는데 벌마늘까지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수확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서둘러 피해조사를 하고 농업재해 지역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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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공주·태안 등지에서 벌마늘 ‘대발생’
농가들 “농업재해 인정하라” 강력 요구
전수병 충남 청양군 마늘·양파 연구회장이 서원명 청양 정산농협 청남지점장과 최근 지역에서 크게 발생한 벌마늘 피해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벌마늘 피해가 제주·전남·경남 등 남부 지방에서만 발생한 줄 아는데 충남에서도 많이 생겼습니다. 더구나 벌마늘이 잘 발생하지 않는 ‘대서종’ 마늘에서도 발생한 게 큰 문제에요. 신속히 피해조사를 해서 충남 등 중부 지역에서도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줘야 합니다.”

21일 찾은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일원의 마늘밭. 최근 제주·전남 등 남부 지방에서 많이 발생해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준 벌마늘을 이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수병 청양군 마늘·양파 연구회장이 마늘 여러 개를 뽑아 속을 갈라 보여줬다. ‘2차 생장’이 진행돼 새싹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전형적인 벌마늘이었다. 새로 돋은 잎이 없는 정상 마늘과 확연히 구분됐다.

벌마늘은 먹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상품성이 떨어진다. 특히 깐마늘로 가공하기 어려워 농가는 마늘을 헐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

벌마늘 피해가 남부 지방을 거쳐 충남 등 중부 지역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중부 지역은 보통 남부보다 마늘 생육이나 수확 시기가 보름 정도 늦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벌마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남도종’과 달리 벌마늘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대서종’에서도 발생해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에서는 대부분 대서종을 재배한다. 

전수병 회장이 ‘2차 생장’이 진행돼 새싹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전형적인 벌마늘을 보여주고 있다.

청양 정산농협(조합장 황인국)이 최근 자체적으로 벌마늘 피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남면 전체 50농가 가운데 29농가에서 벌마늘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회장은 “올해 청양 지역도 비가 자주 오고 기온이 높다보니 벌마늘 발생을 피할 수 없었다”며 “농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약 30%가 벌마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우리 지역도 신속한 피해조사를 실시해 농업재해 지역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했다. 피해 농가는 1㏊(3000평)당 농약대 250만원, 대파대 5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농업재해 인정 지역은 제주·전남·경남에 국한돼 있다.

4㏊(1만2000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김운중씨(56·청남면 천내리)는 “올해 날씨가 하도 안좋아 방제를 자주하느라 약값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는데 벌마늘까지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수확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서둘러 피해조사를 하고 농업재해 지역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인근 공주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염만규 공주유황꽃마늘작목회장은 “전체 회원 60명을 대상으로 벌마늘 피해 조사를 자체적으로 했는데 24명이 피해가 있다고 접수했다”며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 166.6㏊(약 50만평) 가운데 18.3㏊(약 5만5000평)에서 벌마늘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서종은 일반적으로 벌마늘이 잘 생기지 않는데 올해는 기상 여건이 워낙 안좋다보니 많이 발생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충남 서북 지역 마늘 주산지인 태안도 벌마늘 피해가 상당히 심하다. 변정훈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충남도 지부장은 “마늘 농가로부터 듣는 얘기와 현장을 다니며 조사한 것을 종합하면 피해율이 30~40%에 달하는 실정”이라며 “똑같은 피해인데 어느 지역은 농업재해이고 어느 지역은 농업재해가 아니라고 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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