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점령한 ‘캠핑족’… 불법 텐트 알박기 ‘몸살’ [현장, 그곳&]

박정열 기자 2024. 5. 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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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캠핑장 외 텐트는 불법인데... 유튜브서 ‘무료 차박지’로 유명세
국민관광지 곳곳에 쓰레기 투기도... 단속 인력 없어, 자연훼손 ‘수수방관’
연천군 “단속 근거 등 마련하겠다”
21일 오후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 국민관광지 모래밭에 불법 장기 알박기 텐트 수십 개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이 텐트 중 상당수는 1년 내내 철거되지 않은 채 주말 야영에 이용되고 있으며 타인에게 대여도 해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원규기자

 

“주변에 유료 야영장들도 많은데 몇 만원 아끼려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당국은 뭐하고 있는 겁니까.”

21일 오전 11시께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 국민관광지.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62·연천군 전곡읍 고능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손사래를 쳤다. 한탄강 관광지 모래밭으로 차량 50여대와 불법 장기 알박기 차박 텐트 80여개가 설치돼 있어서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탄강 국민관광지에 불법으로 설치된 차박 텐트 주변으로는 비닐봉지에 담긴 온갖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인근에 유료 오토캠핑장이 있어 이곳에 차박 텐트 설치는 불법이다. 인근에는 불법 차박 텐트 설치를 금지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불법으로 장기간 설치된 텐트 내부에는 매트를 깔고 평탄화해 숙박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은 채 철거하지 않고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는 텐트가 대다수다. 주말에 차량을 이용해 야영한 후 텐트는 그대로 두고 귀가해 다음 주 다시 찾아 야영하는 방식으로 불법 운영되고 있으며 타인에게 대여도 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 관광지에 불법 차박 텐트 설치를 금지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박정열기자

연천군 한탄강 관광지가 캠핑족들의 불법 알박기 차박 텐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행정당국은 인력 부족과 법적 근거가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연천군에 따르면 한탄강은 맑은 물과 용암 분출로 인한 주상절리 등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유원지로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주변에 선사시대 구석기 유적지와 선사박물관, 재인폭포 등 명소를 비롯해 한탄강 여울목은 맑고 깨끗한 모래밭으로 이뤄져 있어 사계절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에 의한 불법 알박기 장기 차박 텐트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들이 버린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 등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차박지가 있다는 방송으로 인해 한탄강 관광지가 유명세를 타면서 이 같은 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인들에게 대여도 가능해 한탄강 야영 및 차박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곳에선 현재 연천군 시설관리공단 소속 주상절리 감시원 4명만 주간에 근무 중이고 이들을 제외하고 연천군 차원의 단속 인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상절리 감시원 B씨(54)도 “오전에 출근하면 쓰레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며 “특히 주말에는 수백 대의 차박 및 캠핑족이 한탄강변을 가득 메우고 음주가무로 난장판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탄강 국민관광지 내 차박 및 야영을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현장 답사 및 단속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조례 제정을 통해 단속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열 기자 pjy354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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