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수가 매주 수요일 쓰레기 줍는 이유는?…“관광객 유치”

박성훈 기자 2024. 5. 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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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7시 경기 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일원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

전진선 양평군수와 군청 직원, 주민 등 50여 명이 모여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운동장 안과 주차장, 관중석 등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지난 8일에는 양평 관내 유일한 대학인 아신대(옛 아시아신학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등 29명이 전 군수와 함께 쓰레기를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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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일원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 관중석에서 전진선 양평군수가 버려진 현수막 등 쓰레기를 줍고 있다. 양평=박성훈 기자

양평=박성훈 기자

"손님 맞으려면 집 청소부터 해야겠지요?"

22일 오전 7시 경기 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일원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 전진선 양평군수와 군청 직원, 주민 등 50여 명이 모여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양평군이 개최한 ‘수요 클린 캠페인’이었다.

이곳에는 오는 25일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방송이 예정돼있다. 방송사 관계자들과 방청객을 깨끗한 장소에서 맞기 위해 전 군수는 이날 플로깅(plogging·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장소로 무대가 차려지는 운동장 일원을 선택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운동장 안과 주차장, 관중석 등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이곳에서는 지난 12일 양평FC와 대전코레일의 축구경기가 열려서인지 관중석 바닥과 컵홀더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빈 물병, 휴지 등이 적잖이 버려져 있었다. 1시간가량 지나자 전 군수 등 각 사람 손에 쥐어진 봉투도 하나같이 불룩해졌다. 전 군수는 "오늘은 방송 녹화가 예정된 곳에서 쓰레기도 줍고 현장 안전상황도 확인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 효과를 누린 셈"이라며 웃었다.

22일 오전 7시 경기 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일원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에서 전진선 양평군수와 군청 직원, 주민 등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양평=박성훈 기자

전 군수는 민선 8기 임기가 시작한 2022년 이후로 매주 수요일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과거 환경과 산하에 있던 청소팀을 청소과로 승격해 캠페인 업무를 전담시켰다. 지난 8일에는 양평 관내 유일한 대학인 아신대(옛 아시아신학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등 29명이 전 군수와 함께 쓰레기를 주웠다.

이처럼 전 군수가 청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바람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3월 단월면 일원에서는 고로쇠축제가, 개군면에서는 산수유한우축제가 열리자 전 군수는 미리 행사장을 방문해 쓰레기를 주웠다. 캠페인이 있는 날에는 지역 상인회와 자유총연맹·대한적십자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수십 명에서 100여 명이 손을 보탰다.

전 군수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어릴 적부터 집안에 손님을 맞으려면 대문부터 마당이 깨끗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손님이 우리 집에서 편히 머물 수 있고 산뜻한 인상을 갖게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군에 관광객이 많이 오면 그만큼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고, 적게 오면 쓰레기도 적다"며 "수거되는 쓰레기의 양이 우리 지역 상권 경기와 연관돼있다고 생각하면 주말이나 휴일이 지난 뒤 길에 버려진 쓰레기가 마냥 밉지는 않다. 더 많은 사람이 우리 고장을 방문해 지갑을 열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2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일원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에서 전진선 양평군수와 주민 등이 수거한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양평=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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