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그대와 여는 아침'은 매일 행복합니다

정제동 충남 당진 기지초등학교 교장 2024. 5.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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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습니다.

모래놀이장에 천 그늘막이 비를 머금어서 더 늘어졌습니다.

그랬더니 저학년 아이들이 모래를 그늘막 지붕 위로 던지고 놀았습니다.

그늘막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더 늘어지고, 모래로 인해 지저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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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동 충남 당진 기지초등학교 교장
정제동 충남 당진 기지초등학교 교장. 충남교육청 제공.

비가 왔습니다.

모래놀이장에 천 그늘막이 비를 머금어서 더 늘어졌습니다. 그랬더니 저학년 아이들이 모래를 그늘막 지붕 위로 던지고 놀았습니다. 그늘막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더 늘어지고, 모래로 인해 지저분해졌습니다. 학교 시설 주무관님이 그늘막을 떼어서 청소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그런데 혼자 다시 그늘막을 달려고 하니 무겁고 늘어져서 달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같이 둘이 힘을 합해 팽팽하게 그늘막을 다시 달 수 있었습니다.

그늘막이 늘어졌으니 아이들 손에 닿을 정도로 만만해 보이니까 모래도 던진 것이겠지요. 또 거기에 임무가 붙어서 모래를 잔뜩 집어 던져서 그늘막을 땅에 닿게도 해보고 싶었겠지요.

아이들의 행동을 읽어보면 '그늘막을 늘어지지 않게 높여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자 교감 선생님이 "교장 선생님은 해몽을 잘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의 움직임과 말, 행동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인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교장실 문이 열리고 얼굴이 크고 하얗고 미소를 함빡 머금은 가을하늘처럼 파란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교장 선생님?" 2시간 후쯤? 다시 문이 열리더니 그 아이가 다시 와서 인사를 하고 갑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는 두 번 인사해야 적성에 맞거든요." 이 아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요? 인사를 두 번 해야 적성에 맞는다는 이 아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요?

아이들이 미래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상상력이 곧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는 직접 다른 사람이 되어볼 순 없지만, 상상력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껴보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그대와 여는 아침'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옵니다. 프로그램 제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대와 여는 아침'이라는 말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교직원, 보호자님 모두 매일 여는 아침이 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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