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패패' 6년차 최장수 외국인 위태롭다…20억 재계약 드라마 여기까지일까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케이시 켈리(35, LG 트윈스)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켈리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0구 8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8실점에 그쳐 시즌 6패(1승)째를 떠안았다. 지난 4월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3실점)부터 선발 5연패 행진이다. 8실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LG는 켈리가 무너진 탓에 4-8로 졌다.
켈리는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2019년 처음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KBO리그 6년차가 됐다. 올해 켈리가 LG와 재계약한 총액은 150만 달러(약 20억원). 지난해 받았던 180만 달러(약 24억원)에서 30만 달러가 삭감된 금액이었지만, 여전히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자였다.
KBO리그 5년차였던 지난해 켈리는 방출 위기를 겪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5패, 107⅓이닝, 평균자책점 4.44로 고전했다. 켈리의 구위가 전성기 때와 비교해 떨어졌는데, 국내 타자들이 이제는 켈리의 특성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 보니 과거보다 쉽게 공략하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켈리는 후반기에 180도 달라진 투구 내용을 보여주면서 생존 드라마를 썼다. 12경기에서 4승2패, 71⅓이닝,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면서 기어코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LG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하면서 5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LG 동료들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당연히 켈리와 동행하기로 했다.
켈리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 단계 진화할 방법을 스스로 모색했다. 그는 ""지난해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뛰면서 가장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비시즌 동안 새로운 것들을 몇 가지 시도했는데, 그중 하나로 스위퍼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활용하는 정도였던 스플리터를 조금 더 가다듬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지난 5년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하다 보니까 타자들이 내 성향을 잘 알고 있어서 나도 새로운 방법으로 타자를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 점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타자들이 내가 무엇을 던지는지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나오기 때문에 조금 더 다른 방법으로 타자를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성적은 켈리의 노력을 전혀 반영해 주지 않고 있다. 한화전 등판 전까지 9경기에서 1승5패, 51⅔이닝, 평균자책점 4.88에 그치고 있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은 날도 있었지만, 경기마다 실점 자체가 많았다.
켈리는 한화를 상대로 반등을 노리고자 했지만,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펼치고 말았다. 이날은 4사구가 5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 자체가 크게 흔들렸다. 직구(35개)에 커브(21개), 슬라이더(13개), 포크볼(11개), 투심패스트볼(7개), 체인지업(2개), 스플리터(1개) 등 다양한 구종을 고심해서 섞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평균 구속은 144㎞를 기록했다.
1회말 1사 후 페라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2사 1루에서 안치홍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0-2 선취점을 뺏겼다. 켈리는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43㎞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낮게 잘 던졌는데, 최근 타격감이 좋은 안치홍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우월 홈런을 허용했다. 켈리는 추가점을 내주지 않아야 했는데, 1사 후 노시환에게 볼넷, 안치홍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채은성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울 때 3루주자 노시환이 득점해 0-4가 됐고, 2사 2루에서는 문현빈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0-5까지 벌어졌다.
계속해서 이닝마다 실점했다. 4회말 이도윤의 볼넷, 최재훈의 안타, 김태연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페라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0-6이 됐지만, 다음 타자 노시환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와르르 무너지진 않았다.
켈리는 5회말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과 마주했다. 채은성의 사구와 장진혁의 안타로 2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도윤과 승부가 중요했는데, 이도윤의 타구가 1루수 김범석의 머리 위로 향했다. 노련한 1루수라면 충분히 직선타로 처리할 만했는데, 김범석의 미트에 걸리지 않고 우익수 앞으로 타구가 뻗어갔다. 기록은 우전 2타점 적시타였다. 켈리는 5이닝 8실점에 그친 채 6회 성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지난해 챔피언인 LG는 올 시즌 계속해서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올해 1선발로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10경기, 4승2패, 52이닝, 평균자책점 5.37로 부진한 가운데 켈리마저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켈리는 올해도 반등하며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올해는 켈리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주어질까. LG가 어떤 방법으로 전력 보강법을 모색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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