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급전 끌어 쓰고 못 갚고… 카드사·저축은행 연체율 빨간불

강한빛 기자 2024. 5. 2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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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멀어지는데 불어나는 부실③] 연체율 관리에 대출 보수적 취급… 서민 돈줄 마르나
[편집자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3.50%의 기준금리가 이어지면서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로 차주들의 상환능력도 악화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금융권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하면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2금융권은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많고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만큼 연체율 상승이 자칫 연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카드사, 실적 호조 속 건전성 악화… 저축은행도 '첩첩산중'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총 5846억원으로 전년 동기(4604억원) 대비 27% 늘었다.

하위권 카드사인 하나카드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202억원)와 비교해 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820억원에서 1391억원으로 70% 증가,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1455억원) 대비 22% 늘었다. 신한카드는 1851억원으로 전년 동기(1667억원) 대비 11% 상승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460억원)와 비교해 37% 줄었다.

고금리 여파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달성하며 카드사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건전성이 악화하며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하나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67%였지만 올 1분기 1.94%로 0.2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45%에서 1.56%로 0.11%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22%에서 1.46%로 0.24%포인트 높아졌고 KB국민카드는 1.03%에서 1.31%로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1.2%에서 1.1%로 0.1%포인트 내렸다.

건전성이 나빠지며 5개 카드사는 순이익의 1.4배가량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5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충당금은 총 8070억원으로, 전년 동기(7652억원) 대비 6%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9년 만에 적자 전환되면서 실적은 물론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5633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저축은행은 경기침체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 중·소상공인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따라 연체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연체율은 2020년 말 기준 3.25%에서 2021년 말 2.51%로 떨어진 뒤 2022년 말 3.41%로 오른 뒤 지난해 6.55%까지 급증했다.


연체율 관리 고삐 바짝… 돈 빌리기 더 어려워진다


연체율 오름세 속 카드사,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의 신용위험지수가 오르고 있단 점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출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상호저축은행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38, 신용카드회사 19로 각각 집계됐다. 저축은행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1년 전(50)과 비교해서는 다소 진정됐지만 직전 분기(41) 대비와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 역시 지난해 ▲1분기 36을 찍은 뒤 ▲2분기 6 ▲3분기 7로 진정됐지만 4분기 31로 급증했다. 이후 올 1분기와 2분기 19를 유지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발표한 '부동산 PF에 가려진 또 다른 위험,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 보고서에서 "국내 신용카드사는 민간소비 둔화 등으로 사용금액이 정체되는 성장성 문제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함에 따른 수익성의 제한, 자산건전성 저하라는 중고를 겪고 있다"며 "신용카드사가 우수한 사업기반과 비용관리 등으로 아직까지는 사업 및 재무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된다면 신용카드사의 신용위험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문제는 연체율 급증, 차주들의 신용위험도가 커지면 대출 문턱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는 올 2분기 -6, 상호저축은행은 -21로 전망된다. 이 지수는 플러스(+)를 나타내면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출 태도를 완화한다는 의미지만 마이너스(-)는 금융사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이전보다 대출문턱을 높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저축은행의 대출 조이기는 이미 시작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3301억원으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0곳 중 신용평점이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준 곳은 13곳에 그쳤다. 1년 전에는 33곳 중 23곳이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구간의 허들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높은 연체율 등으로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 등이 여전해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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