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급전 끌어 쓰고 못 갚고… 카드사·저축은행 연체율 빨간불
[편집자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3.50%의 기준금리가 이어지면서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로 차주들의 상환능력도 악화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2금융권은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많고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만큼 연체율 상승이 자칫 연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
하위권 카드사인 하나카드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202억원)와 비교해 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820억원에서 1391억원으로 70% 증가,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1455억원) 대비 22% 늘었다. 신한카드는 1851억원으로 전년 동기(1667억원) 대비 11% 상승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460억원)와 비교해 37% 줄었다.
고금리 여파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달성하며 카드사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건전성이 악화하며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하나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67%였지만 올 1분기 1.94%로 0.2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45%에서 1.56%로 0.11%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22%에서 1.46%로 0.24%포인트 높아졌고 KB국민카드는 1.03%에서 1.31%로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1.2%에서 1.1%로 0.1%포인트 내렸다.
건전성이 나빠지며 5개 카드사는 순이익의 1.4배가량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5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충당금은 총 8070억원으로, 전년 동기(7652억원) 대비 6%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9년 만에 적자 전환되면서 실적은 물론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5633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
카드사 차주의 신용위험지수 역시 지난해 ▲1분기 36을 찍은 뒤 ▲2분기 6 ▲3분기 7로 진정됐지만 4분기 31로 급증했다. 이후 올 1분기와 2분기 19를 유지 중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발표한 '부동산 PF에 가려진 또 다른 위험,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 보고서에서 "국내 신용카드사는 민간소비 둔화 등으로 사용금액이 정체되는 성장성 문제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함에 따른 수익성의 제한, 자산건전성 저하라는 중고를 겪고 있다"며 "신용카드사가 우수한 사업기반과 비용관리 등으로 아직까지는 사업 및 재무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된다면 신용카드사의 신용위험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문제는 연체율 급증, 차주들의 신용위험도가 커지면 대출 문턱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는 올 2분기 -6, 상호저축은행은 -21로 전망된다. 이 지수는 플러스(+)를 나타내면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출 태도를 완화한다는 의미지만 마이너스(-)는 금융사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이전보다 대출문턱을 높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저축은행의 대출 조이기는 이미 시작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3301억원으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0곳 중 신용평점이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준 곳은 13곳에 그쳤다. 1년 전에는 33곳 중 23곳이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구간의 허들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높은 연체율 등으로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 등이 여전해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X-현대로템, 한국 최초 '차륜형 장갑차' 수출 - 머니S
- 삼성바이오에피스, FDA 승인 첫 아일리아 시밀러로 美 정조준 - 머니S
- [S리포트] "이자는 커녕 월세도 못 낼 판"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 1조 훌쩍 - 머니S
-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500만원대 돌파… 가상화폐 '들썩' - 머니S
- "취재진 가야" 6시간 버틴 김호중 "죄인이 무슨 말을" - 머니S
- 은행권, 지배구조 내부규범 손질… 이사회 회의자료 7일 전까지 - 머니S
- 식음료 대기업, 중소 K푸드 수출길 넓힌다 - 머니S
- 韓 조선업 종합경쟁력 中에 추월… "초격차 확보 절실" - 머니S
- [컴앤스톡] '캐즘 직격탄' SKIET 주가, 바닥 뚫고 지하로 - 머니S
- 숏폼 '릴스' 인기↑ Z세대부터 X세대까지 인스타 선호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