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교수의 일침 "의·정 모두 환자 생각해 출구 마련해야"

김잔디 2024. 5. 22. 0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를 생각한다면 현 사태의 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22일 김영훈(66)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영훈 전 고려대 의무부총장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해결책 찾아야"
"젊은 의사 없이는 필수의료 소생 안 돼…이들이 의료개혁 주체 될 수 있게"
(서울=연합뉴스)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24.05.22. [고려대안암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를 생각한다면 현 사태의 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22일 김영훈(66)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장과 대한부정맥학회 초대 회장,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고려대의료원장 등을 역임한 부정맥 분야의 권위자다. 현재는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했을 당시 고려대 의무부총장이자 고려대의료원장으로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함께 의대생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김 교수는 현재 3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로 국내 의료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의 가장 정점에 있는 대학병원이 모두 도산하게 생겼고, 이건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모두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증과 고난도의 수술·시술을 받아야 하는 많은 환자가 (치료) 타이밍을 놓치고 있고, 병원은 병원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쓰러져가는 대학병원을 생각하고 환자들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의료계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국면이 지속되는 걸 가장 크게 우려했다.

김 교수는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사태의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조용히 입을 닫고 냉정하게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고려해 완전히 되돌리지 못하더라도 숫자에 매몰되진 않았으면 한다"며 "다 열어놓고 대화하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응급실 대기하는 환자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전공의와 같은 젊은 의사들을 의료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의대생과 전공의들 없이는 필수의료를 절대로 소생시킬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의사들이 의료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끌어안아 달라"고 당부했다.

범정부적 노력과 함께 정치권이 나서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의사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할 때"라며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신뢰가 많이 흔들린 만큼 좀 더 적극적인 범정부적 노력이 필요하고 정치 지도자들도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의) 출구를 만들지 않으면 당장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의료를 나중에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도, 의료계도 대한민국 의료의 먼 미래를 고민하며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