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의 주춧돌’ 광양제철소 “받은 사랑 나눠요”

이형주 기자 2024. 5.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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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섬여수] 220개 봉사단체 활동
도배-농기계 수리 등 봉사단 연합
마을 개조 사업, 주민들에게 큰 호응
사회 약자 위한 일자리 창출 힘쓰고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

전남 광양시 주민 15만2770명 가운데 약 10%(1만4700명)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협력업체 직원이다. 광양시는 지난해 협력업체를 제외한 광양제철소 한 곳에서 낸 법인세가 150억 원으로 전체 법인세의 3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광양제철소는 지역 경제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 쇳물을 쏟아내기 시작할 때부터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 힘을 쏟으며 큰 역할을 맡고 있다. 당시 광양제철소 각 부서가 광양 지역 마을과 결연을 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광양제철소는 현재 재능봉사단 47개(단원 2700명)를 비롯해 부서 봉사단, 일반봉사단 등 총 220개 봉사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재능봉사단의 단원은 1인당 연간 평균 35시간의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 이용백 광양제철소 사회공헌담당 차장은 “전기·농기계 수리, 컴퓨터 설치, 도배, 발 마사지, 문화공연 등 35개 봉사단이 참여하는 연합 봉사단을 마을별로 투입해 마을 전체를 개조하는 사업도 펼쳐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봉사활동 영역을 넓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 가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광양 지역 장애인 7796명, 65세 이상 노인 2만4055명, 다문화가정 4036명(1254가구·2022년 기준)을 돕고 있다. 또 꿈을 찾는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빵으로 자립의 꿈 키워요

광양제철소는 발달장애인들이 전문적인 제과제빵 교육을 받아 제과점, 카페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2022년부터 발달장애인들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제과제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발달장애인 제과제빵사 양성교육 사업은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발달장애인 제과제빵사 양성교육 사업 1년 차에는 발달장애인 58명이 교육받아 54명이 수료했다. 이들 수료생 54명 가운데 7명이 제과점, 카페 등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업 2년 차에는 발달장애인 10명 중 9명이 제과제빵 교육을 210차례 집중적으로 받아 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사업 3년 차에는 발달장애인 20명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10명을 취업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서산나래는 발달장애인 제과제빵 교육을 맡고 있다. 3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며 발달장애인들은 각자 집중력과 성과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많은 수강생보다 소수 정예 교육을 하는 방법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20대 후반 수강생은 “제과제빵 교육을 받은 뒤 취업에 성공해 너무 좋다. 일하고 급여를 받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교육받은 발달장애인들이 빵, 쿠키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선물하는 ‘빵빵 나눔데이’도 3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빵빵 나눔데이는 발달장애인들이 각계에서 받은 사랑을 이웃들과 나누는 행사다. 올해부터는 빵빵 나눔데이를 분기별로 한 번씩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발달장애인 제과제빵 교육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해마다 포스코 1%나눔재단을 통해 발달장애인 제과제빵사 양성교육 사업에 3000만∼40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또 여수광양항만공사도 사업에 해마다 3000만 원을 보태고 있다. 박정은 서산나래 관장은 “광양제철소와 여수광양항만공사 지원은 지역 발달장애인 700여 명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제철소는 재가 장애인들의 이불을 세탁해 배달해주는 행복이음 빨래방 사업으로도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행복이음 빨래방은 광양제철소 재능봉사단이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에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세탁·건조·포장 등 세탁 지원 업무에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노인 일자리 사업 각계 호평

광양제철소의 시니어(노인) 일자리 창출형 인재양성 교육사업은 각계에서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으며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광양제철소의 시니어(노인) 일자리 창출형 인재양성 교육사업은 각계에서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은 2021년 한국시니어클럽협회 20년 백서에 전남 대표 특색 사례로 게재됐다. 또 국제행사에서 한국 노인 일자리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2022년에는 노인들의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광양제철소 시니어 일자리 창출형 인재양성 교육사업이 각계의 호평을 받는 이유는 노인들이 각자 전문교육을 받은 뒤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노인 일자리를 먼저 만들어놓은 뒤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일반 사업 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광양제철소는 2021년 77명, 2022년 99명, 지난해 145명, 올해 130명 등 4년 동안 노인 451명을 일하도록 도왔다. 시니어 일자리 창출형 인재양성 교육사업은 △교통안전데이터조사 △동화구연지도사 교육 △보드게임지도사 교육 △시니어홍보기자 교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교육은 단순 노동형 일자리가 아닌 전문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일자리 교육이다. 더욱이 관련 기관과 연계된 실습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교육은 포스코 임직원들의 급여 1%로 조성된 포스코 1%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박애리 광양시니어클럽 과장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형 인재양성 교육사업은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에서 품격 있는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생활은 물론 소득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2015년부터 홀몸노인 등에게 매일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해주는 엄마손 밥상 사업에서도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노인 10여 명은 홀몸노인 70명에게 도시락을 직접 제조해 배달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한 80대 홀몸노인은 “매일 배달되는 도시락 덕분에 식사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청년들 꿈 키워줘요

광양제철소는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포스코 청춘業! UP! 취업 컨설팅을 진행해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광양제철소는 지난해까지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포스코 청춘業! UP! 취업컨설팅’을 5차례 진행했다. 포스코 청춘業! UP! 취업컨설팅은 광양제철소와 광양시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취업 역량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광양 지역 청년 100명이 컨설팅을 제공받았다. 광양제철소 현장의 젊은 엔지니어 및 생산기술 직군 직원들과 인사부서 실무 담당자들은 청년들의 멘토로 지원에 나섰다. 프로그램은 지원 직무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묻고 답하는 직무 세션과 선배들로부터 취업 준비에 필요한 꿀팁을 전수받는 취업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참여자들의 지원 직무와 학교, 전공 등을 고려해 배정된 멘토들은 자신들이 과거 구직 활동을 펼치며 겪었던 취업 스토리부터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보완점들과 자격증 등의 추가 준비 사항들을 조언한다. 인사부서 실무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 수정뿐 아니라 채용 흐름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맞춤형 면접에 도움을 주며 효과적인 취업 역량 향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컨설팅에 참여한 청년은 “컨설팅에 참여하기 전까지만 해도 취업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었는데 멘토들의 컨설팅을 듣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멘토로 참여한 광양제철소 인사노무그룹 송종혁 사원은 “취업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청년들의 열기가 대단했다”며 “취업 컨설팅이 참가한 청년들의 성공적인 취업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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