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날땐 ‘원영적 사고’… 화가 날땐 ‘동원적 사고’

이지윤 기자 2024. 5. 22.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긍정 마인드의 '원영적 사고', 여유롭게 대처하는 '동원적 사고'.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긍정적 사고방식이 화제가 되며 스타들의 이름을 딴 '○○적 사고'란 신조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초긍정적 마인드를 의미하는 '원영적 사고'는 지난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게시된 장원영의 스페인 여행 영상에서 출발했다.

장원영에 이어 사고방식으로 화제가 된 또 다른 인물은 최근 영화 '설계자'로 복귀한 배우 강동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빵 품절되자 “갓 구운 빵 먹게됐다”… ‘아이브’ 장원영 초긍정 사고 인기
배우 강동원 여유도 MZ세대 화제
전문가 “어려운 현실속 젊은이들
긍정 마인드로 ‘숨구멍’ 찾는 심리”
초긍정적 마인드의 ‘원영적 사고’와 여유를 잃지 않는 ‘동원적 사고’가 어려운 현실에서 숨 쉴 틈을 찾으려는 MZ세대의 유행어가 됐다. 각 영상 캡처
초긍정 마인드의 ‘원영적 사고’, 여유롭게 대처하는 ‘동원적 사고’….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긍정적 사고방식이 화제가 되며 스타들의 이름을 딴 ‘○○적 사고’란 신조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행의 선두에는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있다. 초긍정적 마인드를 의미하는 ‘원영적 사고’는 지난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게시된 장원영의 스페인 여행 영상에서 출발했다. 장원영은 사려던 빵이 눈앞에서 품절돼 빵이 다시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제가 사려는 빵이 다 나가서 ‘럭키’하게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라고 해맑게 웃는다. 짜증이 날 법한 상황이었지만 부정적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태도가 화제가 됐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85만 회까지 올랐다. 장원영이 평소 자신의 영어 이름 비키와 합쳐 주문처럼 외치는 ‘럭키비키’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장 뜨거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됐다.

장원영에 이어 사고방식으로 화제가 된 또 다른 인물은 최근 영화 ‘설계자’로 복귀한 배우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치, 안 되는 거지. 더 열심히 해볼까”라며 상황은 받아들이되 쉽게 포기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화내지 않고 여유를 갖는 그의 마인드를 의미하는 ‘동원적 사고’ 역시 유행어가 됐다.

안무 실수에 태연하게 대처해 화제가 된 보이그룹 트레저의 멤버 준규. 각 영상 캡처
보이그룹 트레저의 멤버 준규 역시 연습 중 안무를 실수한 상황에서 위축되기보다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며 태연하게 대처해 호응을 얻었다.

‘○○적 사고’ 트렌드는 단순히 연예인의 태도를 칭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원영적 사고의 경우 “다음 주에 여행 가는데 비 온대. 무더위를 식혀주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업무 시작한 지 3일 만에 일이 쏟아지다니! 내가 신입치고 잘하는 편인가? 완전 럭키비키!”라는 식으로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어려운 현실에 놓인 젊은층이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함으로써 ‘숨구멍’을 찾으려는 심리”라고 분석했다. 바라는 일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유행어인 ‘∼겠냐’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 등 부정적 표현들과 마찬가지로 만만찮은 사회에 대한 공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것.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적 사고의 공통점은 큰 사태가 아닌 개인 단위의 작은 일들을 수용한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서 소소하지만 분명한 행복이 있음을 확인하려는 욕구”라고 설명했다.

SNS 등을 통해 연예인과 대중 간 접촉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연예인이 본보기로서 갖는 공적 지위가 과거에 비해 강화됐다”며 “아이가 부모를 따라 하듯 연예인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학습함으로써 자기만족을 느끼고 현실을 버텨 보려는 사회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