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뤼미에르 극장서 본 어머니의 눈물, 그 마음을 알 것만 같았죠” [2024 칸영화제]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5. 22. 01: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칸에 사실 어머니 모시고 왔어요. 그런데 영화 끝나도 일어나지 않으시기에 다시 보니, 엉엉 울고 계시더라고요."

영화 '베테랑2'로 올해 제77회 칸영화제 초청을 받은 배우 정해인은 21일(현지시각) 칸 현지 인터뷰에서 뤼미에르 대극장 상연 직후의 어머니 표정을 평생 간직할 것만 같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칸영화제 진출 ‘베테랑2’ 배우 정해인 인터뷰

“칸에 사실 어머니 모시고 왔어요. 그런데 영화 끝나도 일어나지 않으시기에 다시 보니, 엉엉 울고 계시더라고요.”

영화 ‘베테랑2’로 올해 제77회 칸영화제 초청을 받은 배우 정해인은 21일(현지시각) 칸 현지 인터뷰에서 뤼미에르 대극장 상연 직후의 어머니 표정을 평생 간직할 것만 같다.

2013년 데뷔해 올해로 11년째. 그런 그가 칸의 레드카펫 위에 섰다는 건 ‘배우의 길’을 선택했던 최초의 자기 다짐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받는, 확실한 보증수표일 것이다. 그러나 이날 정해인 어머니의 눈물은 ‘아들의 성공을 눈앞에서 직관한 환희의 벅참’보다는 ‘영화 촬영 중에, 그리고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모성의 떨림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영화 ‘베테랑2’로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한 정해인 배우가 21일(현지시각) 칸의 해변을 걷고 있다. 그는 데뷔 11년 만에 칸의 레드카펫을 처음 밟았다. [CJ ENM·외유내강]
“상영 끝나고 어머니를 봤는데, 눈물 범벅에 다리에 힘도 풀리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전 일부러 쳐다보지 못했어요. 어머니 마음을 알 것만 같았거든요.”

‘베테랑2’에서 박선우 형사 역할을 맡은 정해인은 선악을 구별하는 일이 불가능한 감정 연기와 함께 ‘뼈를 갈아넣은’ 것만 같은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파주의 헤이리마을 근처의 서울액션스쿨을 오가며 주짓수를 오래 연습했고, 그때 흘린 극한의 땀방울은 이번 영화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옥상에서의 액션 신이 가장 힘들었어요. 1월에 10일 정도 촬영한 것 같은데 비까지 내리는 설정이라 흠뻑 젖었거든요. 그런데 뜨거운 물을 사용하게 되면 수증기가 올라오니까 찬물이어야 했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결과물이 너무 잘 나왔고 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임을 감독님께서 주문하셨기에 수많은 리허설 이후에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영화 ‘베테랑2’로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배우 정해인,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CJ ENM·외유내강]
처음 ‘베테랑2’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정해인은 정말이지 믿기지 않았다. ‘D.P.’를 본 본 류승완 감독이 그에게 출연을 제의했다.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는 ‘베테랑2’ 시나리오에 흠뻑 빠져 서너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계속 호기심과 궁금증을 제시할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류승완 감독님께서 얘기하셨어요. 관객에 불안감과 불길함을 줬으면 좋겠다, 이런 느낌까지도요. 그래서 사실 ‘이상한’ 표정을 많이 연습했는데, 촬영 직후 모니터링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낯선 얼굴이 화면에 뜨더라고요. 저도 모르던 저의 이면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황정민 배우와의 이번 연기 호흡에서, 정해인은 절대 밀리지 않는다. ‘대선배’인 황정민의 내공에 밀릴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낌새는 느껴지지 않는다. 동료로서 선배로서, 황정민은 정해인에게 어떤 존재일까.

21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영화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베테랑2’ 상영 직전의 모습. [CJ ENM·외유내강]
“정말이지 ‘본보기’에 가까우신 선배님이라고 생각해요. 주연배우는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감독님과 함께 스태프들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라고 배웠어요. 황정민 선배님께 그걸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반사신경처럼 ‘황정민 선배님처럼 저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얼굴만 보면 평생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만 맡을 법하지만, 정해인은 이번 영화로 액션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제 그는 미학적인 얼굴 너머로 또 하나의 ‘표정’을 얻은, 더욱 입체적인 배우가 됐다.

“사실 정해인이란 사람은 싸움의 ‘싸’ 자도 모르는 인간이에요.(웃음) 영화 편집본을 칸에서 처음 보면서 대본보다도 시원시원하게, 또 잔인하게 나왔는데 ‘퍽퍽’ 하는 소리 너머로 고통이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많은 분들께서 ‘베테랑2’를 보시면서 정해인이란 배우의 ‘다양한’ 얼굴도 함께 확인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