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프리패스’ 美 컴퓨터 전공생이 울고 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5. 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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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40% 증가, 채용 30% 감소

빅테크의 성장과 함께 미국에서 취업 걱정 없는 전공으로 여겨졌던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학과 졸업생들의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전공자가 늘어난 반면, 구글·아마존·메타 등 대표 빅테크들이 코로나 이후 더 이상 대규모 고용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을 위한 웹사이트 인디드에 올라온 채용 공고는 코로나 이전보다 30% 감소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60만명으로, 5년 전 대비 40% 크게 늘어났다. 공급이 수요를 웃돌기 시작하면서 취업난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전공의 인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이달 졸업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이 더 이상 부(富)를 얻을 수 있는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기간 IT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IT 붐이 일자 컴퓨터 전공자들을 대거 채용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fyi’에 따르면 올 1월 85개 테크 기업에서 2만3670명이 해고됐다. 반면 최근 뜨거운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는 100만달러(약 13억6460만원)의 연봉을 주고서라도 모셔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엔지니어 인력 사이에 AI를 다루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큰 격차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컴퓨터 과학 경력 개발 책임자인 스테파니 존슨씨는 WSJ에 “학생들은 평균 150개 이상의 일자리에 지원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의 학생들이 채용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했다. WSJ는 “상위권 대학의 전공자들은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메타·구글과 같은 빅테크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취업문이 좁아진 만큼 좋은 대학을 나온 학생들도 취업 목표를 하향 조절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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