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우고 싶어요”…갈 곳 없는 장애인 만학도
[KBS 대구] [앵커]
우리나라 장애인의 34%는 중졸 이하 교육 수준입니다.
늦깎이 배움의 열정이 있는 일반 만학도라면 고졸 학력을 가질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장애인 만학도에겐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할 만큼 배움의 길이 가로막혀 있습니다.
김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최초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제때 배우지 못한 중증 장애인들이 3년 과정을 통해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는 8월 첫 졸업을 앞둔 학생 10명의 평균 나이는 54살.
이들의 꿈은 고등학교 진학입니다.
[이은혜/중학과정 졸업 예정자 : "못 배운 것을 더 배우고 싶어요. 다른 사람(장애인)들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하지만 더 배울 데가 없습니다.
비장애인 만학도라면 검정고시와 방송통신고,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하는 평생교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지만 중증 장애인들에겐 불가능합니다.
[조민제/질라라비 장애인 야학 교장 : "방송통신고등학교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의 경우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장애인을 위한 교육과정, 특수교육과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이 때문에 특수학교에 성인부 특수학급을 만들자는 제안도 해 봤지만 대구시 교육청은 난색을 표합니다.
장애 성인에 대한 고등학교 교육은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의무교육 대상인 만 17세 이하 장애 학생 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
[김현경/대구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 장학관 :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학령기의 아이들 이상으로 장애 성인까지 특수교육기관에서 포용해서 (교육)하기에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애와 나이를 뛰어넘어 더 배우고 싶지만 지금의 제도권에서 이들이 갈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조민제/질라라비 장애인 야학 교장 :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학력이 낮은 채로 구직활동을 해도 잘 안 되고 사회적으로 격리되고 단절되는 상황에 놓이는 거죠."]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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